대종사 영산(靈山)에 계실 때 근동에 방탕하던 한 청년이 스스로 발심하여 과거의 잘못을 참회하고 대종사의 제자가 되어 사람다운 일을 하여 보기로 맹세하더니, 그 후 대종사께서 각처를 순회하시고 여러달 후에 영산에 돌아오시니, 그가 그동안 다시 방탕 하여 주색 잡기로 가산을 탕패하고 전일에 맹세 드린 것을 부끄러이 생각하여 대종사를 피하여 다니다가 하루는 노상에서 피하지 못하고 만나게 된지라,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무슨 연고로 한 번도 나에게 오지 않았는가.」 청년이 사뢰기를 「그저 죄송할 뿐이옵니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무엇이 죄송하다는 말인가.」 청년이 사뢰기를 「제가 전 일에 맹세한 것이 이제 와서는 다 성인을 속임에 불과하게 되었사오니 어찌 죄송하지 아니하오리까. 널리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 동안에 그대가 방심하여 그대의 가산을 탕진하고 그대가 모든 일에 곤란을 당하나니, 그러므로 나에게 용서를 구할 것이 따로 없나니라.」 내가 그대를 대신하여 그대의 지은 죄를 받게 된다면 나에게 죄송하다고도 할 것이요, 나를 피하려고도 할 것이다. 화복간에 그대가 지은 일은 반드시 그대가 받는 것이라. 지금 그대는 나를 속였다고 생각하나 실상은 그대를 속인 것이니 , 이 뒤부터는 공연히 나를 피하려하지 말고 그대의 마음을 단속하는 데에 힘쓸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