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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공부] 기대와 희망

양천익 | 2009-04-11 12:11:05

조회수 : 2,746

기대와 희망이라는 말을 가지고 연마를 해 보았습니다. 
같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소재라고 봅니다.

  

 

기대와 희망


볼로노우는 희망과 기대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였다. 『“우리는 장래에 일어날 일에 관련되어 있지만 그것이 일어날 것인지 어쩐지는 우리의 의지로는 이루어 지지 않는다.


예를 들면 친구들이 올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혹은 희망하고 있지만 그 어느 경우라도 올 것인지 안 올 것인지는 우리에게는 책임이 없다. 그러나 거기에 커다란 상위점이 있다.


첫째로 우리가 기대하고 있을 경우에는 그것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리는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희망하는 경우에는 우리가 희망하고 있는 것이 정말 찾아올 것인가 어떨 것인가를 확실히 알고 있지 않다.


둘째로 우리가 무엇을 기대했을 경우 우리는 모든 주의력을 기우릴 것이다. 기대하고 있는 일이 기대하고 있는 우리를 그야말로 우리의 내면까지 완전히 점령하여 버린다. 이와 반대로 우리가 희망하고 있을 경우에는 우리는 보다 더 훨씬 넓은 여유를 갖고 있다. 우리는 그 때 그 일을 우리 쪽으로 찾아오게끔 할 수도 있으나 기대의 경우에 비교한다면 훨씬 더 마음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

셋째,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일은 우리가 희망하고 있는 일보다 훨씬 가까운 장래에 주어져 있다는 것이다.

넷째,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일은 언제나 어느 특정의 확실히 묘사해낼 수 있는 일이다. 이와 반대로 희망하고 있는 일은 불명확하며 언제든지 ‘어떻게’ 되겠지 하는 성격을 가진 범위에 머물러 있다.

다섯째, 기대에 있어서는 미래가 명확히 전제되어 나타나나 희망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나 기대했던 일이 일어나지 않고 그 순간이 지나가면 그것을 향하여 흘러가고 있었던 각 순간은 마치 목걸이의 줄이 끊어져 산산이 흩어져 버린 것 같이 의미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여섯째, 기대 속에 주어진 미래는 ‘닫혀 있는 시간’이지만, 희망 속에 주어진 미래는 ‘열려 있는 시간’이다. 희망은 인간이 꿰뚫어 볼 수 없는 여러 가지 가능성의 영역으로 유혹한다. 미래는 인간을 마음 든든하게 받아들여서 공허에 빠지지 않게 받들어 주고 있는 지반이다. 희망은 생존에 대한 신뢰의 표현이며 그와 같이 받들려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의 기분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


신뢰, 감사, 희망의 세 개의 감정은 현재, 과거, 미래의 세 가지 형태의 시간이다. 암울한 권태는 인생 그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며, 이미 반항도 하지 않고 팽개쳐버리는 것이다.


희망은 마음의 궁극의 본거지다. 희망은 삶을 누리고 사회에서 인간과 서로 연관을 가져 나가는 것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것이다. 인간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그것을 떨쳐버릴 수 없다. 마르셀은 ‘희망은 우리들의 혼이 만들어지는 소재다’라고 말했다. 인간 생의 시간적인 구성은 근원적으로는 희망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다.


하이덱거는 시간이란 인간의 생존의 근본 규정을 결정하는 것이며 인간존재의 여러 가지 개개의 연관을 전체로서 결합시키고 있는 것이며 이 시간성은 구체적으로는 근심으로 규정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희망은 근심보다도 오히려 한층 더 근원적인 것으로서 희망의 지평선에 서야 비로소 근심도 또한 정당하게 파악된다.


희망이라고 하는 것은 아무리 강하고 굳센 의지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무리하게 만들어 내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희망은 인간을 넘어선 곳에서 찾아오는 것이다.


희망이라는 이 주어진 가능성은 만약 여러 가지 도덕적인 노력으로서 장악되고 확실히 유지되지 않는다면 또 다시 풀어져 버리기 마련이다.


종교는 자연이 준 희망을 다시 강하게 하기 위하여 찾아온 것이다.』


이 글은 오래 전에 읽은 글로 누가 쓴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메모에는 볼르노우의 <희망의 인간학적 의의>라고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교육학자인 볼르노우가 아니라 신학자인 에른스트 브로흐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글을 메모를 해 놓은 주요한 이유는 기대와 희망이 무언가를 바라는 '나'가 있는 경우와 ‘나’가 없는 그 마음을 너무나 잘 표현해 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즉 기대는 ‘나’가 있어서 무엇인가를 바라는 상태를 묘사한 것이고, 희망은 ‘나’가 없어서 무엇인가를 바랄 것도 없는 상태를 묘사한 것입니다.


‘나’라는 것이 가리지 않으면 그 자체가 밝은 것입니다. 밝다는 것의 다른 표현이 곧 희망이라고 보았습니다. 부처님은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그대들은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저는 ‘나’만 없으면 하나가 된다는 말씀로 받아들였습니인다. 현재의 원인인 과거에 대한 감사, 현재에 대한 믿음, 미래에 대한 희망 이것이 ‘나’가 없는 그 마음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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