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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5-04-02 09:50
봄철 한나절의 발걸음
 글쓴이 : 수산
조회 : 3,022  

                                          봄철 한나절의 발걸음

                                                                                                 조정제

  수요일은 아프리카어린이 돕는 모임에 나가는 날, 지하철 9호선이 연장 개통되었다기에 새로운 노선을 개척해보기로 하였다. 내가 테이프를 끊는 날이었다. 버스로 가는 것보다 10분가량 단축되는 것 같았다. 사무실에서 일을 보고 봄맞이 겸 외식을 하기로 하고 맞은 편 중앙대 쪽으로 향했다. 건널목에서 40대의 예쁜 팀장이 팔짱을 끼었다. 아는 분이 보고 잘 어울린다고 했다. 길 건너편에 핀 노랑개나리가 눈부시게 화사했다.

  모처럼 중국집에 가서 옛날자장면을 시켜 맛있게 먹고 있는데 누가 아는 척했다. 중앙대 이모교수였다. 그분이 계산을 해주어 고마웠다. 팀장이 비싼 걸 먹을 걸 그랬다고 웃겼다.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서울대병원에 문병 가기로 하고 야탑역에서 내려 51번 버스를 탈까 하다가 새로 지하철편을 탐색해보기로 하였다. 가다보니 어느 역에서 내려야 할지 고민이었다. 정자역에 내려 보니 아니었다. 도로 들어가 한 역 더 가서 미금역에서 내렸다. 올라오다 보니 장애인이 엎드려 구걸하고 있었다. 통에는 100원 동전 두 개가 놓여있었다. 500원짜리를 던져주었더니 쟁그랑 소리가 너무 커 계면쩍었다. 700원이면 빵집에서 문 닫기 전 떨이로 팔 때 팥빵 하나라도 살 수 있을까, 애처로웠다.

  주변에 51번 버스가 서는 정류장을 찾느라 우왕좌왕하다가 51번 버스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그쪽으로 향했다. 마침 서울대병원에 가는 버스를 발견하고 운전자에게 물어보았더니 보바스병원 간다고 했다. 그렇게 헤매고 있는데 어떤 젊은 여성이 건너편에 가서 타라고 일어주었다. 건너가 타보니 반대편으로 가는 버스였다. 이마트 근방에서 내려 다시 51번 버스를 탔다. 잘 못 알고 일러준 그 여성의 선한 얼굴이 떠올랐다. 그 여인의 마음씨가 참 고맙게 느껴졌다. 아는 대로 버스를 탔으면 편했을 턴데 공연히(?) 걸음품을 많이도 판 한나절이었다. 그래도 70대 나이에 새 길을 찾아보려는 그 개척정신(?)이 가상하지 않는가.

  오늘 미금역에서 51번을 타려면 2번 출구로 나가야 하는 사실도 확인했고, 화사한 봄날 고마움을 주고받았고, 노인에게 길을 일러준 사람의 착한 마음도 만났고, 걷기 운동도 더 많이 했으니 건강에 유익하고 마음이 즐거운 한나절이 아닐런가.


김성규 15-04-05 20:26
 
개척정신을 발휘하셨군요!
복잡한 낯선 길에서 그래도 정말 대단한 실험정신을  몸소 실천해 보이셨으니 부럽습니다.
수산님, 제도 함께 동행을 해드릴껄........ 절대로!  공연한 걸음품이 아니었음을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ㅋㅋㅋ
그래도 건강에도 유익하고  마음도 즐거운 한나절을  즐기셨으니  말입니다.
수산 15-04-09 07:50
 
그 젊은 여성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였으나,
그래도 그 여인은,
외면하기 일쑤인 노인에게 길을 일러주려는 그 마음씨가
착하지 않소, 숙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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