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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5-05-21 11:31
마음공부의 발자취
 글쓴이 : 김인택
조회 : 2,970  

                            마음공부의 발자취

                                                                         김인택

  나는 아내(구명신)의 연원으로 40여년 전 원불교에 입교하여 처음 수년간 이름만 걸쳤다가 본격적으로 교당에 다닌 지 대략 35년쯤 되었다.

  나는 어려서 사월초파일에 할머니와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가서 부처님과 극락, 지옥에 대한 스님설법을 들은 기억이 난다. 나는 10대에 폐결핵으로 몇 년을 요양한 적이 있어서 대학시절에도 술, 담배를 안 하는 친구들과 어울렸고, 그들 중에 가톨릭과 개신교도가 있었지만 입교권유는 별로 받지 않았다.

  결혼 후 아내가 원불교도인 줄 알게 되었는데 교당을 처음 가본 것은 울산공단 근무 시 ‘70년경 개척교당인 울산교당(초대 황영규 교무)이었다. 또 여수공단에서 공장장으로 있던 ’75년경부터 여수교당(유향원 교무)에 대각개교절 같은 행사나 교리 강습 시 법사님을 뵈러 여러 번 갔다. 나 같은 사람을 화초교도라고 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여수에서 아내가 늘 머리맡에 놓아둔 원불교교전을 처음 읽어보게 되었다. 정전(正典) 부분은 상당히 어려웠다. 대신 대종경을 읽다가 그 중 제5 인과품(因果品) 31의 말씀에 큰 감명을 받은 일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다음과 같은 요지다.

  <대종사께서 채소밭가 거름통에 가득 담긴 분뇨에 떠있는 덩어리 위로 쥐 한 마리가 들락거리며 구더기를 잡아먹는 광경을 보시고, 종종 그런 일을 목격한다는 제자들에게 “지금은 쥐가 구더기를 잡아먹지만 며칠 안에 쥐가 구더기에게 먹히게 될 것이다.”고 말씀하셨다. 설마 하던 제자들은 며칠 후 쥐가 거름통에 빠져죽고 거기 구더기가 우글거리는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대종사께서는 "당시에는 거름통이 가득했지만 채소밭을 매고 나면 거름을 퍼내서 통이 깊어지는데도 쥐가 욕심 때문에 뛰어들어 목숨을 잃고 도리어 구더기 밥이 될 것은 뻔한 일이었다“면서 ”사람의 죄복간 인과도 그 일의 성질에 따라 후생에 받을 것은 후생에, 현생에 받을 것은 현생에 받게 되는 것이 이와 다를 바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 때 나는 “아. 대종경은 난해한 철학이 아니라, 우리와 가까운 삶의 지침을 쉽게 설명하고 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대산종법사님을 처음 뵌 곳도 여수였다. 당시 경남교구 대법회에  참석하셨다가 20여명 법사님들과 함께 여수교당을 들르신 길이었다. 그중 남자법사님 10여분이 회사 영빈관에서 주무시게 되어 우리 내외는 장산법사님 안내로 종법사님께 인사를 드렸고, 이튿날은 공단견학까지 시켜드렸다. 하지만 당시 나는 종법사님이 그렇게 높은 어른인 줄 미처 몰랐다. 당시 나는 큰 은혜를 입은 줄 이제야 알겠다.

  그 후 내 근무지가 서울로 바뀌어 ‘80년경 막 문을 연 여의도교당(초대 이수근, 이어 이효원, 김혜신, 심익순 교무)에 나가게 되었다. 아내의 당부로 식순을 붓으로 써가서 봉불식에 참석한 것이다. 당시 남자교도가  단2명으로 무척 어색했는데 남자교도가 자리만 지켜주어도 공덕이 크다고 격려하시던 기억이 난다.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교당을 다니기 시작하여 약20년 간 예회에 별로 빠지지 않고 꾸준히 다녔고 교도부회장도 역임하였다. 물론 회사업무상 개근은 어렵고, 교도훈련은 불참할 때가 많았다. 나는 형제들의 종교가 각각 달랐는데도 ’80년대 중반에 어머니와 아버지의 장례식과 49재를 원불교식으로 치르면서 고향인 경북 예천에서 최초로 원불교 장례식을 행한 일은 보람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 교리에 대한 이해가 생기면서 인생관도 서서히 바뀌었다. 나는 전부터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사람의 도리를 지키자”는 신념으로 살았지만, 교도가 되고 나서는 “이웃과 남에게 입은 은혜에 감사하고 보은하자”로 바뀌게 되었다. 전부터 가족, 형제자매, 친지들과의 화합(和合)을 중시했지만, 교전을 통하여 인화(人和)의 소중함을 배웠으니 한층 더 화합의 구현에 노력하리라 다짐하게 되었다.

  처음 정전 제11장 계문(戒文) 중 1.보통급 십계문을 읽었을 때 나는 저촉사항이 별로 없구나 하고 안도하였다.  

  교전은 물론 전생(前生)과 인과(因果)와 관련된 일본책 등 참고서적을 통하여 삼세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지만 아직 미진한 분야가 많이 남았음을 부인할 수 없다.

  회갑에 퇴직하고 분당으로 이사한 뒤 분당교당(초대 김일상, 김제명, 정명중, 이선조 교무)에 다니면서 신앙심도 깊어지고, 여러 교도님들과 좋은 인연을 맺으면서 17년째 꾸준히 마음공부를 하고 있다. 예회와 교도훈련과, 성지순례 등 행사에 열심히 참가하는 외에 초기에 시행된 하기휴가, 인화운동회, 불꽃놀이에도 참여하여 친목을 다졌다. 3년간 교도회장을 역임하며 판교교당 부지매입을 힘겹게 성사시켰는데 활발한 찬반논쟁에도 후유증이 생기지 않아서 여간 다행이 아니다. 근년에 시행된 천일기도에도 참가하였다.

  6년 전 법사칭호를 받았으나 이에 걸맞은 실력이 부족함에 무거운 부담을 느낀다. 50을 바라보는 자녀들이지만 항상 자녀교육에서 대종경 4. 인도품 45에 말씀하신 대로 엄교에 앞서 심교와 행교가 필요하다는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항상 유념하며 살고 있다. 수년간 동내 녹색경로당회장 역임과 분당구청 민원실봉사로 작은 무아봉공을 실천하는 중이다.

  80을 맞아 이제 속깊은 마음공부로 진정한 생사해탈을 할 일이 큰 숙제로 남아있다.

 

<이 글은 이번 발간된 희망분당20에 누락되어 뒤에 나올 e-book에 실릴 예정입니다.> 

                      


김성규 15-05-21 12:44
 
은산님,
잘 읽었습니다. 후진들을 위해 좋은 말씀들 많이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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