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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08-22 10:40
칭찬하지 맙시다.
 글쓴이 : 이대연
조회 : 1,799  

칭찬하지 맙시다

                                             이대연

 

지난 주 예회가 끝난 후 법위향상훈련 점검표를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법마상전급의 점검 내용에 “무관사에 동하지 않는다”라는 항목에 대해 예전에 감각된 바가 있어서 피력해 본다.

 

원불교는 칭찬을 하지 않는 종교다. 칭찬을 하면 그 사람이 받을 복의 절반을 받아버리게 하여 복을 쌓아가지 못하게 만든다는 법문 말씀도 있고(정산종사법어 무본편 37장), 남의 일에 칭찬한다는 것은 무관사에 동한 것이 되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이런 감상을 얻은 것은 재작년인가. 내가 인터넷 법문사경 1년 개근상을 받게 되었을 때였다.

말이 1년 개근이지 1년(실은 1년 하고 11개월)을 하루도 빠짐없이 법문사경을 해 냈다는 것이 너무나 기쁜 나머지 교무님께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로 이 소식을 알렸다. 내심 “참 잘 했어요”라고 칭찬해 주시리라 기대하면서...(좀 부끄,부끄) 그런데 기대와는 전혀 반대로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다. 좀 신경질이 나서 괜히 애꿎게 당시 교도회장이시던 화산님께만 “아니, 1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는 것은 대단한 것 아닙니까?”하고 투정을 부렸다.

그러나 얼마 후 바로 이 무관심은 나의 복전을 깎아 먹지 않으시려는 깊은 배려와, 나의 1년 개근은 나 이외의 분에게는 무관사일 테니까 그러셨겠구나 하는 깨침을 얻었다. 그래서 그 다음해 2년 개근상을 받았을 때는 정말 조용한 평상심을 가질 수 있어서 내심 나는 나의 진급된 법력(?죄송)에 뿌듯해지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진급을 확인시켜 준 일이 생겼다.

작년, 총부에서 법문사경 체험수기 공모를 한 적이 있었다. 수상작품집도 만들고, 인턴넷방송으로 중계된 시상식에는 교정원장님, 여자수위단 중앙님도 참석하신 나름 꽤 비중 있는 행사였다. 우리 교당에서도 교감님이 한 단에서 4편 이상씩 내야 한다고 독려까지 하신 바 있다. 거기에 내 수기가 비록 1명의 대상과, 5명의 우수상에는 들지 못하였지만 장려상에 입상되었다.

그런데 교당에서는 교당 회보의 공고란에 “이대연님이 법문사경 수기 공모전에 입상하였습니다”라는 딱 한 줄의 공고 글로 끝이었고, 격려의 말씀 한 마디 없으셨다. 또 몇몇 교도분이 수기 내용을 궁금해 하시기에 교무님께 이메일로 작품을 보내드렸지만(회보에 실어주실 것을 기대하면서) 너무나 조용히 그냥 지나가버렸다는 결과 뿐이었다.

그러나 나는 아무렇지 않게 지날 수 있었다. 그동안의 마음공부 덕이었을까? “나의 복이 깎이지 않는 데 감사하자. 나의 일이란 결국 남에게는 동해서는 안되는 무관사일 따름이다.” ---상당히 큰 깨침이 아니겠는가? (2017.8.22.)


박덕수 17-08-26 12:00
 
요즘 왜 안 쓰시나 했더니 마음에 요란함이 있어셨군요.
큰 깨침을 얻으셨다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네요. 중생이라 저 역시 많이 섭섭하였을것 같읍니다. 좋은 쪽으로 돌리시는 대연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다른 이유 아니시면 사경방에 들어오시기를 바랍니다.
하루에 10단락씩만 합시다. ㅎㅎㅎ
이대연 17-08-27 05:22
 
덕타원님다우신 조용한 경책의 말씀에 저 역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런 글을 써야만 했다는 자체가 실은 깨침을 얻지 못한 소치가 아닐까요?
하지만 이렇게라도 해서 마음속의  요란함은 일단 정리하고 넘어가자는 생각 끝에 쓰긴 썼지만 잘한 일은 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계속 연마하여 참다운 큰 깨침을 얻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덕수 17-08-28 10:15
 
대연님 그래도 칭찬은 하고 삽시다.
칭찬하면 고래도 춤춘다 잖아요!
법문쓰기 하시는분 들에게 격려와 칭찬 해 주세요하하
이대연 17-08-28 11:22
 
네, 덕타원님.
어제 법회 시간에 인사 드리려다가  주위가 소란하여 그만 지나쳤습니다.
저도 이번 글을 쓰면서 "그래도 칭찬은 하고 삽시다. 칭찬하면 고래도 춤춘다 잖아요! "라고 마무리 하려고 했는데 어쩌면 덕타원님이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셨을까!
하지만 이 부분을 빼는 것이 이 글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칭찬을 듣지 못해도 섭섭해 하지 말자'는 제 뜻이 더 강력하게 나타나는 것 같아서 이런 마무리가 되었습니다만, 당연히 칭찬은 하면서 살아야지요, 그럼요!!
임성명 17-12-27 10:25
 
ㅎㅎㅎ,  오랫만에 홈에 들어오니 감사한 글들이 많네요.
저도 늘 생각하는 일인데  칭찬을 않는것이 무관사에 동하지 않는것과 같은걸까요?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칭찬과 감사는 어떤면에선 같은 맥락을 가진게 아닐까요?
다르게 표현한다면 수희공덕과도 일맥상통하구요. 너무 나갔나요?
원불교 교무님들 ,  칭찬할 일은 칭찬하고 감사 할 일은 감사 하시면 좋겠어요.
물론 각자의 복을 짓는 일이지만 인연따라 숨은 공덕들 있잖아요?
대연님 땀시 괜시리 흥분 했네요. 대연님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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