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래왔듯이
다시, 또 한 해를 맞습니다.
늘 그래왔듯이 똑같은 숫자 하나를 더 보탰을 뿐이건만,
이 아침,
발걸음이 더욱 더 무겁게만 느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지요.
늘 미완성(未完成)으로만 남겨진 그림처럼
올해도 또
눈 먼 당나귀처럼 먼길을 돌아 헤매게 되지는 않을까 해서일까요?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다시 그 길에 나서보려합니다.
비록,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함께 할
그 어떤 뜻과의 해후(邂逅)를 애써 그려보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길이 멀고, 또 더디 오시더라도
깊은 호흡으로 꾹 눌러 참고 기다려 임을 맞듯이
올해도
그렇게, 옷깃을 추스려 새 아침을 마중해 보려 합니다.
(*)
(戊戌年 元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