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길에서
오늘 아침엔 녀석들을 만날 수 있으려나?
며칠째 코빼기를 보이지 않던 청솔모랑, 딱따구리랑....
‘좋은 아침!’
졸린 눈을 비비고 선 풀꽃 사이로
밤톨만한 산새 한마리가 알은 채를 하며 통통통 앞장을 선다.
‘까악 까악’ 늘 소란스럽던 까치들도
조심조심 목소리를 줄이는 걸 보면
아직 곤한 아기다람쥐 새벽잠을 생각해선가보다.
구루루 굴굴, 구루루 굴굴,
잿빛 산비둘기는 아직도 염불중인 모양이다.
녀석도! 밤새 그리 굴굴굴 경(經)을 외워대고도
제 심통 하나 못 다 돌린 것일까?
나무아미타불!
두어라, 저들은 그만두고
이른 산길에 내 발소리가 더 요란커든....
내 숨결 먼저 바로 하고 내 발길부터 살펴야지!
돌아들 산모퉁이를 돌아보며
덩달아 발끝을 고쳐 세워 딛고 걷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