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탉의 울음소리처럼 ....
아침에 눈을 뜨면 나는 주문(呪文)을 외운다.
크게 신통할 것도 없는 일상(日常)인지라, 다만 오늘 하루도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기를 바라는 게 전부(全部)지만, 그래도 아침이면 두 손을 모으는 게 하루를
여는 나의 조그만 의식(儀式)이다.
시절(時節)이 어수선하다고 한다. 요즘 들어 더욱 심사(心思)들이 그리 편치를
않다고들 한다. 아무쪼록 모두들 만사가 여의(如意) 형통(亨通)하여 우일장락(又日長樂)
하기를 바래보지만, 글쎄다. 해가 뜨기도 전에 먼저 어두운 먹구름을 지레 걱정하게
되는 심사들을 어찌 설명을 해야 할지....
예전엔 솟아오르는 아침 햇살을 보면서 두 손에 힘을 주곤 했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뭔가에 대한 가능성들을 보면서 스스로를 격려했었다.
하건만, 요즘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고. 또 있는 힘을 다 해 열심히들
해 보지만, 심은 만큼 거둬지지가 않는다고 한다.
한 해가 저물어간다. 드디어, 무겁고 지루했던 한 해가 간다고들 한다.
이제, 제발이지, 이름 그대로 ‘새해’가 왔으면....' 하고 바래본다. 작지만 노력하면
뭔가를 이룰 수 있는, 상식과 진실이 통하는 그런 세상 - 진솔하고 슬기롭고, 지혜로운
이야기들이 넘치는 그런 새 세상 말이다. 어둠을 물리치는 우렁찬 <붉은 수탉>의
새벽 울음소리처럼, 모든 시름들을 떨쳐버리고 희망과 꿈이 주렁주렁
열매를 맺는 그런 한 해를 맞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침이 오면, 나는 또 주문(呪文)을 외울 것이다.
비록 오늘 밤은 칠흑같이 어두울지라도, 제발이지! 내일은 맑고 밝고 찬란한 아침
햇살이 이 땅에 가득하라고, 내일도 나는 눈을 뜨면 두 손을 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