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월요일은 생성의 날이다 . 생성은 분홍이다 . 새로 태어나는 것 중 많은 생명이 연분홍이다 . 어쩌면 분홍의 은유로 시작하는 월요일 . 생성의 환희로 맞은 월요일 . 조심스럽게 한 발 내딛고 다가서는 월요일이다 . 시작은 잔잔한 전주곡의 인트로를 흉내내며 작은 미소로 맞이하고 싶다 .
나의 화요일은 연두색이고 시동 걸린 날이다 . 이때 일주일을 추워 잡지 않으면 엇박자인체로 지내야 한다 . 엇박자가 즐거울 수도 있으나 그것은 가끔으로 만족하련다 . 일단 시동이 제대로 걸릴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하는 날이다 .
나의 수요일은 진초록이며 전진심으로 무성한 하루다 . 업무의 무성함 , 지혜의 무성함 등 . 일주일 중 가장 바쁜 수요일이 될 것이다 . 진초록은 마치 말차를 풀어 놓은 듯 진하다 . 약간의 고소함과 비릿함과 살짝 느껴지는 쓴 맛 등 . 인생은 이처럼 오만가지의 맛이 조화를 이루어져 하나의 완성품이 되지 않겠는가 싶다 . 수요일은 무조건 일속에 파묻혀 지내는 그런 시간이다 .
나의 목요일은 청색이다 . 숙성된 여유도 함께 버무려진 청색이다 . 그 한귀퉁이는 감춰진 보석이 빛날 것 같은 에매랄드 빛이다 . 삶이건 일이건 능이 나려면 숙성이 먼저 되어야 한다 . 그러기에 여유를 갖고 기다리며 그저 공을 들일뿐이다 .
나의 금요일은 밤색이요 단련이다 . 숙성이후 단련이 없다면 금새 무너지고 말 것이다 . 단련없이 금요일을 보낸다면 지난 월 , 화 , 수 , 목도 다가올 토 , 일요일도 보장 받을 수 없기에 약간의 긴장감도 부여해 본다 . 여유를 갖고 싶은 그 마음을 단련으로 묶어본다 . 그리고 일요일을 기다린다 .
나의 토요일은 보라며 절제다 . 몸과 마음 , 생각마저도 풀어버리고픈 날이다 . 하지만 , 일요일에 대한 긴장감으로 절제하지 않으면 안된다 . 무수한 생각을 중에서도 알맹이를 골라 보편화시키고 일반화 시킨 내용으로 일요일을 맞이할 것이다 .
나의 일요일은 오전과 오후로 나뉜다 . 오전과 오후는 나눔과 해방 , 하늘색과 하얀색이다 . 많은 사람과 만나고 마음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며 스승님의 말씀을 나눈다 . 끝간데없이 펼쳐진 넓은 하늘에 나눔이란 보따리를 맘껏 풀어 헤쳐 본다 . 각자가 각자에게 맞는 단어를 챙기고 말씀을 챙기고 깨침을 챙기는 나눔과 챙김의 잔치다 . 저 푸르른 하늘에서 맘껏 잔치하고 싶다 .
일요일 오후에는 걸리고 막힘이 없는 해방의 시간이다 . 빈 몸 빈 생각으로 남는 일요일을 홀로 즐기며 모든 색깔을 내려놓고 도화지와 같은 하얀 바탕이 되련다 . TV 에서 웃음을 주는 개그에 박수치고 공감하는 그런 널널한 시간으로 남은 일주일의 일요일을 꽉꽉 - 채우고 싶다 .
그 후 , 다시 월요일을 향해 편안하고 깊은 시간으로 나를 안내하며 일주일에게 안녕을 고한다 . 다시 신새벽의 푸르른 여명이 손짓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