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분당교당 15단 '이 유연'입니다.
저는 익산시 신용리 원불교 중앙총부 바로 뒷동네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엄마 손을 잡고 총부 법당에 법회를 보러 다녔고, 총부 성탑 주변이 마치 놀이터인양 그곳 소나무 밑에서 친구들과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원불교 학생회를 잘 다니다가 성인이 되어 서울에 올라오면서 부터는 마음속에 '나는 원불교 인이다'라는 자부심만 있었지, 교당생활을 멈춘 상태에서 결혼을 하였고 언니의 연원으로 저희 아이들이 3살, 4살 때 인연 따라 처음으로 도봉교당에 갔습니다.
그때, 담임 교무님이신 중타원 이선조 교무님을 처음 뵈었고, 그로부터 훌륭하신 교무님의 훈증과 법도량인 도봉의 터에서 저의 남편도 입교를 하였고, 아이들은 어린이 훈련에서부터 싹이 자라서 지금은 30대 중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년 전에 외손자가 태어나서 저희 집에서 딸의 산후조리를 하였는데, 저의 체력이 무리가 되었던지, 대상포진이라는 지독한 병마가 엄습해와서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시달렸습니다. 6개월이 지나도록 긴 시간동안 아침에 눈을 뜨면 '아이고 죽겠네.' 소리가 절로 났습니다. 이런 저를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에게까지도 큰 아픔과 고통을 안겨 주었습니다.
날마다 진통제로 밤을 새우고, 그 다음날 눈을 뜨면 아픔이 다시 시작되곤 할 때, '아! 사은님! 이 아픔의 고통이 저를 살아있음을 증명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스스로 위로를 하다가도 어느 땐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의 마음을 작용하는 큰 원동력의 힘은 사은님 은혜로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내 몸이 면역력이 약하고, 기력이 소진된 줄도 모르고 대책 없이 육신공양을 잘 못했으니, '이런 고통으로써 나를 일깨워주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평소 생활 속에서 정전 수행편 12장 솔성요론 8조에 '일일시시로 자기가 자기를 가르칠 것이요' 대종사님의 이 말씀에 표준을 삼고 경계 따라 마음을 살펴 마음이 악한 방향으로 갈 때에는 선한 방향으로 가도록 돌리고 마음이 어두운 방향으로 갈 때에는 밝은 방향으로 가도록 돌려서 시비선악의 일들을 잘 보고, 옳고 이로운 일을 취하여 행하고, 그르고 해될 일을 놓으며, 또는 대소유무의 이치를 잘 보아서 그 근본에 깨침이 정도를 행하도록 단련시키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헛된 공부를 하지 않았나? 지금의 어리석은 제 자신에게 채찍을 해 보면서 '낙을 버리고 고로 들어가는 원인' 중에 '보는 대로 듣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자행자지로 육신과 정신을 아무 예산 없이 양성하여 철석같이 굳은 연고요, 육신과 정신을 법으로 질 박아서 나쁜 습관을 제거하고 정당한 법으로 단련하여 기질변화가 분명히 되기까지 공부를 완전히 아니한 연고요, 응용하는 가운데 수고 없이 속히 하고자 함이니라.' 제 14장 고락에 대한 법문 말씀을 떠올리면서 참회의 순간을 느꼈습니다.
꽃이 피면 꽃이 지고, 때가 되면 다시 꽃이 피어나듯이 자연의 섭리에 따라 순응하며 살리라. 6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접어드는 이때, 생로병사에 대한 해탈을 생각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굳은 의지와는 상관없이, 정신의 자주력으로 이겨내는 힘이 나약해짐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지난 메르스 여파와 함께 또 한 차례 감기증세로 밥맛을 잃고 한 달 이상을 누워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되니, 집중력과 정신력도 흐려지고 슬프고 눈물 나고 우울함과 상실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신앙의 근원이 뿌리에 있어서인지, 사랑하는 저희 가족은 물론, 교당에 교무님, 법동지님, 도반님들의 따뜻한 눈빛과 미소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고 마음은 늘 사은님의 품안에서 평화롭고 모든 일에 성냄보다는 화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다짐이 되며, '사은님! 사은님! 법신불 사은님!' 기도의 노래로써 하루일과를 보냈습니다. 남편 부처님과 아들 부처님이 아픈 사람 세정 알아서 잘 보살펴주고, 저의 뜻을 잘 받아주었으니 참으로 고맙고 소중함을 더 없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빨리 건강이 회복되어 보답해 주고 싶었습니다.
저의 지난 날 육신의 아픔을 겪으면서 우리가 원불교 참 신앙인으로써 마음자리에 유무념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일깨우고자 저 나름대로 연마한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이 공부를 하려면 구체적으로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에 있어서 하자는 조목은 곧 유념입니다.
첫째 : 성리를 연마하여 천조의 대소유무의 이치를 알고 인간의 시비이해의 일을 알아 행하는 일이요,
둘째 : 일을 당하기 전에 일의 형세를 보아 미리 연마하는 일이요,
셋째 : 일을 당하여서는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여 행동하는 일이요,
넷째 : 사은의 막중한 은혜 입었음을 알아 보은감사의 생활을 하는 일이요,
다섯째 : 의뢰 생활을 버리고 자력생활을 하는 일이요,
여섯째 : 배우고 가르치는데 정성을 다 하는 일이요,
일곱째 : 정기훈련 과목을 이행하고 상시훈련조항을 지키는 일이요,
여덟째 : 계문을 지키고 솔성요론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이것이 모두 하자는 조목입니다. 이와 반대로 이 하자는 조목을 확실히 모르거나, 알면서도 모든 일에 취사하는 주의심 없이 행한 것은 무념입니다. 그러므로 챙기는 마음을 갖도록 하기위해서는 상시응용주의사항과 교당내왕시주의사항을 정하였고, 그것을 조사하기 위하여 일기법을 물샐틈없이 그 수행방법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자는 조목을 확실히 알아 경계를 대할 때마다 챙기는 마음을 가져서, 그일 그일에 성과가 나타나게 하려면 챙기고 대조하고, 대조하고 또 챙겨서 필경은 챙기지 아니하여도 저절로 되는 경지까지 이르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일일시시로 내가 나를 살피고 가르치지 않으면 마음에도 거울이 있듯이 내 마음을 볼 수가 없고, 보이지 않는 내 각본을 읽을 수가 없는 거지요. 그래서 저는 매일 조금씩이나마 교전봉독과 교전쓰기를 하고 마음일기를 쓰면서, 지금 내 마음안의 탐내는 마음,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이 혹여 있지나 않은지, 또는 정신수양, 사리연구, 작업취사 삼학으로써 마음의 자주력을 빈자리에 채워 넣었는지, 비움과 채움으로써 순간순간 내 자신을 바라보고 성찰하며 기도 정성과 참회로써 끊임없이 나를 정화시키려고 합니다.
최근엔 저의 건강이 허락지 않고, 집이 멀다는 핑계와 함께 교당결석이 많아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제 마음속엔 언제나 먹구름을 제거하는 맑은 하늘처럼 법신불 일원상의 위력을 자신의 삶의 배경으로 삼고, 신앙의 근원인 뿌리가 기틀이 되어 흔들리지 않도록 참된 기쁨으로 사랑하는 분당교당 법동지님들과 함께 공유하는 공부인이 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노력과 함께 힘을 길러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유 연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