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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8-09 19:04
황금노송 ---훈타원 박양훈교도님 모친 이야기 입니다. 101세에 열반하시여 8월24일 10시30분 신림교당에서 종재를 모십니다.
 글쓴이 : 이선조
조회 : 3,264  

황금 老松
                          -아흔네 살 용타원 이명각 할머니 
                                                                             이순주(선조 교무)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하얀 박꽃 머리에 함박꽃 웃음을 머금은 용타원 이명각 할머니는 떨리는 손으로 안간힘을 다해 복분자 쥬스 1병과 목캔디 1줄을 내 손에 쥐어 주셨다.

 소용돌이 물살처럼 잔 두름으로 피어난 용타원님은 내가 부임한 이래 한 번도 빠짐없이 “교무님! 설법하시고 목 아프시니까 꼭 잡수세요.”
일요일 마다 떨리는 음성으로 체머리를 흔들며 훤히 웃으셨다. 벌써 4년째다. 아니 역대 교무님들에게 그렇게 하셨을 터이니 몇 십 년째겠지? 내가 27년 이후 94살이 되어서도 저 어른처럼 저렇게 맑고 총명하게 정성이 그대로 남아 있겠는가? 생각해 보면 교무인 나도 자신이 없는 부분이다.

  "용타원님은 나 죽기 전에 다른 곳으로 발령나지 말아요."
가끔 부탁하시는 말씀이 싫지는 않지만 그럴 때마다
 "혹시 이동 된다해도 용타원님이 돌아가시면 즉시와서 독경을 잘 해 드릴게요.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했다.

 죽음에는 순서가 없는 일이요, 업보란 예외가 없는 일이라 그 누군들 그때를 확실히 약속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어디서는 그녀가 보든 안보든 관계없이 용타원 이명각 할머니를 위한 간절한 천도기도를 할 것 같다.

  작년만 해도 일요일마다 음료수 1박스씩을 무겁게 들고 오셨다. 1개씩만 가져오셔도 1박스보다 더 감사한 일이니 무거우니까 한 병만 가져오시도록 부탁한 이래 금년부터는 1병씩 가져오신다. 용타원님은 겨울에는 손수건에 잘 보온해서 1병씩 가져 오시고 여름에는 비닐주머니에 시원하게 하여서 비닐봉투에 넣어서 가져 오신다. 그리고 내가 다른 교도님들과 눈인사를 다 나누고 난 뒤 단상에 오르기 직전에 정중한 자세로 예를 갖추어 음료수 1병을 내 손에 쥐어 주신다. 그리고 7일 동안 있었던 몸 상태나 마음상태를 한마디로 압축해서 표현하신다.

 "교무님! 온몸이 아파서 몹시 아파서 못 견디겠어요. 오늘 법회에 나오려고 어제는 3만 원짜리 영양주사를 맞았어요."

 "교무님, 나는 내일이라도 죽을지 모르는 몸인데 돈이 있으면 뭐해요? 저승 갈 때 못가지고 갈 것인데, 작은 아들 앞으로 100주년 성금 미리 좀 내고 싶어요."
이렇게 아들들 앞앞으로 복을 지어 주는 일로 이별인사를 미리 하셨다.

  "교무님, 나 이제 부처님께 올리는 돈 좀 줄여야겠어요. 저를 돌봐 주러 손자며느리가 내일 오는데 그놈들 고마우니 돈 좀 줘야지요."
 "교무님,  이생을 하직하기 전에 종법사님께 정성을 드리고 싶은데요. 9남매 다 잘 키워주시고 다들 밥들 먹고 사니까 고맙다고 부처님께 절하고 왔어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들어주며 동고동락의 인생을 즐기듯이 용타원님의 말벗이 되고 있다.

  94세이신 이명각 교도님은 결혼생활이 시작될 때부터 전라북도 운봉교당에서 원불교 에 근거하여 신앙생활을 하셨다. 부자집 시골선비 집안으로 결혼하여 9매를 낳고. 남편의 직장과 자녀교육관계로 서울로 온지도 30년이 넘었다. 단칸방에서 시작한 신림동 원불교가 창립될 때부터 여일한 신앙심과 한마음으로 챙기며 자신의 마음공부와 가정생활을 조화시켜 성공으로 이끌어 오셨다. 자녀들도 모두 대학교육을 시켜 은행, 교수, 교직 등 분야분야에서 열심히 살고 있다.

 평소 남편으로부터 당신은 먼지도 씻어먹겠다는 칭찬을 받을 정도로 깨끗하고 정결하게 살림을 하셨다. 그녀는 88세에 남편과 사별한 뒤 오늘날까지 죽은 남편을 위해 기도하는 월초 기도금이며 유지비를 불전에 올리신다. 그리고 남편과 살아왔던 철산동 아파트에서 혼자 거주하신다. 자녀들이 같이 살려고 애원하나 용타원님은 남편과 같이 살던 집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자녀들을 설득하여 수양심을 흩어 놓지 않으려고 살던 집에서 산다고 하신다. 그 덕분에 자녀와 손자들이 서로 당번을 정하여 다니려오고 올 때 마다 좋은 이야기를 전해주니 행복하다고 하신다.

  나는 용타원 이명각 할머니에게 효도도 마음껏 받으시고 정신수양도 마음껏 하셔서 혹시 죽음의 신이 와서 가자고 하면‘때를 봐서 좋은 날에 내 맘대로 가겠다.” 말하고 100세 상수하시라고 말씀을 드렸다. ‘

  오늘도 은은한 경종소리 명상 10분 전이다. 내가 법당안을 가득 메운  다른 교도님들과 아이들에게 눈인사를 다 마치고 불단 앞자리에 머물 때까지 두 손 모으고 기다렸다가 음료수 1병과 목캔디 1줄을 전해주셨다. 94세 용타원 이명각 할머님에게는 저승사자가 오시면,
“때를 봐서 좋은 날에 잠자는 듯 가겠다고 말하며 당당하게 한 마음 잘 챙기세요.”라는 내 인사가 최고의 설법이다.

  그녀는 법회시작 1시간 전에 법당에 와서 일심을 모으는 선을 한 뒤
“법신불사은님 저는 94살 먹은 이명각입니다. 다 비웠으니 부처님이 알아서 잘 데려가 주세요. 잠자는 듯이 데려가 주세요."
용타원님의 기도는 늙어 가는 사람들의 신앙교과서가 되고 있다.

  익산의 원불교 총부 성탑에 이르기에 작지만 귀하게 늙어온 황금 소나무가 있다. 솔향기가 일반 소나무보다 부드럽다. 잎이 피어나 햇살을 받을 때 황금색 소나무는 눈부신 광채를 낸다.

  나는 용타원 이명각 님을 만날 때마다. 법회라는 종교적 신념이 저렇게 한 노인의 생명을 강인하게 이끄는 구나! 감동을 받는다. 흩어짐 없이 94세를 넘으시는 용타원님에게서 황금빛 老松 같은 기품을 느낀다.

 

 

***용타원 황금노송께서 원기 101년 7월7일에 101살로 열반 하셨다. 가족들의고사에 내생에도  부모자녀로 또 만나고 언제나 가슴속에  품어진 인연이라는 고별사를 들으며 떠나시었다.=====

 

이선조 16-08-09 19:16
 
이명각법사는 97세까지 교당에 다니시며 법회를 보셨다. 2년간은 가끔교당에오셔서 밀리 유지비기도비를 올리시고 헌배하셨다 약1년은 찾아오시는 교도님을 맞으며신앙심을 챙기시고 약6개월은 기력이떨어지신채 영롱히 게시다가
 3개월정도의 기억이쇠퇴하신듯 하셨다 평소 100주년까지는 살아야지 "한마음"가지고 갔다가 한마음가지고온다 는
마음을 챙기며 101년  100주년 기념법회후 열반 하시어 오는 8월24일이 종재이다.  매일 이분을 위해 일원상 서원문 독경을 올리고있다.
수산 16-09-12 22:36
 
참 훌륭한 삶을 살으시고 훌훌 가셨네요.
모범이셨어요. 여래같은 분, 허술이 보내드린 거 같아 민망합니다.
극락왕생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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