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도 교도님의 걱정
법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교당 홈페이지(e-Book)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수행록 카페에 들어갔다가 한 편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발견했습니다.
김인도 교도님의 글이었습니다. 전에 (교당카페의 e - Book을 만들면서) 읽은 적이 있었지만,
때가 때인지라 또 다른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 ..... 사은님의 진리와 은혜로 가득한 세상을 만들어가려면 - 보다 큰 일원세계 - 일원의
우주를 건설하려면 나만이 아닌, 우리세대들만이 아닌, 다음 또 다다음 세대에게도 사은님
의 크신 뜻과 포부를 열심히 심고 펼쳐나가도록 해야 할 텐데.... 나는 어릴 적부터 법회날이면
즐거운 마음으로 할머니의 손을 잡고 교당을 드나들었건만, 왜 지금의 나는 보다 자랑스럽게
우리아이들에게 법회에 나가자는 말을 하지 못하고 자꾸만 움츠려드는 것일까?
바야흐로 새로운 100년 - 교화대불공과 세계 인류교화를 소리 높이 외치면서도 막상 우리
가족, 나의 자식들에게는 자신 있게 손을 내밀지 못하는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실로 마음이
편치가 않아진다. 가슴 벅찬 대망의 100년 성업(聖業)을 바로 코앞에 두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 (이하 생략)
그게 어디 비단 인도님만의 생각이고 걱정일까요?
인지(人智)가 높아지고 시대와 문명이 발달해 갈수록 비종교화(非宗敎化) 경향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라고는 하지만, 그러나 최근들어 더욱 둔화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교화현상, 특히 우리 젊은 세대들에 대한 교화실태를 바라보는 교도님들의 마음은
그렇게 밝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아이들에게, 그리고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유익하고 자부할만한 법도량을
만들어야 줘야 할텐데....’ 인도님은 나아질 줄을 모르는 우리의 교화현실이 무척이나 안타깝고
걱정스러운 모양입니다.
오는 5월1일, 우리는 상암벌에서 대망의 ‘원불교100년기념대회’를 엽니다.
그러나, 새 시대 새로운 주세교단으로서의 포부(抱負)와 비전을 천명하는 자랑스러운 대제전을
앞두고도 아직도 그렇게 큰 감흥이나 자신감이 일지 않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요?
보다 시대를 앞서가는 새롭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텐데..... 시대는 하루가 다르게
진화해 가고 있건만, 예나 지금이나 하루같이 자존감(自尊感)없는 ‘나무아미타불’에나 의존하고
있으니..... 과연 이 시대의 정신문명을 주도해나갈 수 있는 면모를 얼마나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한참을 창 밖에 시선을 두고 앉아있어야만 했습니다.
늘 앞을 내다보고 빈틈 없이 내일을 준비해나가는 자들만이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역사의 교훈을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