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누구 부탁으로 은행 볼일을 보게 되었다.
먼저 농협에 들러서 날인한 청구서와 통장을 내밀고 <350만원 인출>을 요구했다. 창구직원은 내 말대로 5만원권 지폐를 세고 계수기에 넣어 확인시킨 다음 건넸는데 나는 무심코 받아서 봉투에 담았다.
곧 길건너 하나은행으로 가서 통장과 돈봉투를 건네며 <350만원 입금>이라 말했다. 돈을 세던 창구직원은 ""375만원인데요"라며 물었다. 거기서 350만원을 입금하고 나니 25만원이 남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그제야 아까 농협직원이 계수기롤 를릴 때 언뜻 <75>란 숫자를 본 생각이 났다. 그녀가 5만원권 70장 대신 75장을 준 것이 틀림없었다. 바로 농협으로 가서 25만원을 반납하는데 그녀는 "아까 75장을 드리지 않았나요?"라며 <350만원=5만원권 75장>이라는 착각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돈을 더 내준 그녀나 확인하지 않고 받은 나나 모두 잘못을 범한 것이다.
만일 내가 농협에서 인출한 돈을 바로 하나은행에 입금하지 않았더라면 25만원의 착오를 몰랐을 거고 농협직원은 모자라는 돈 때문에 곤란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