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강연원고 올립니다. 첨부화일로 올렸지만 혹시하고 텍스트도 다시 ....
저는 오늘 두 가지의 유무념대조공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가지 모두 가족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공부입니다.
첫 번째는 남편과 유무념대조공부입니다.
제가 2010년 11월에 불공법과 그 감응의 내역으로 이 자리에 섰었습니다.
강연의 내용은 실지불공과 진리불공이 주된 것으로 그 당시에도 3년정도 교당을 나오지 않는 남편을 대함에 있어서 나오지 않음을 탓하지않고 마음을 돌려 실지불공으로 다가가니 내 마음도 편하고 남편의 마음도 조금씩 열리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강연이후 수시로 유무념 대조를 남편에게 잡고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나고 지난해 말부터 남편이 올해부터는 교당을 나가겠다고 선언 아닌 선언을 했습니다. 원기 99년 1월1일 신정절부터 시작하여 결석을 하더라도 개인적인 일로는 빠지지않으니 어찌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8월에는 우인훈련원에 가서 훈련도 받고 오늘도 나머지 훈련을 받느라 우이동 봉도훈련원에 있습니다. 긴 시간이지만 마음을 대고 꾸준히하면 되어진다는 것을 체득했습니다.
두 번째는 올해 제 유무념의 대상인 고3짜리 딸아이와의 유무념대조공부입니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고3이라는 타이틀은 본인도, 주변인도 편안하지 않은 시간입니다. 지인들과 대화중에 딸아이가 고3이라고 하면 부모인 제게까지도 배려가 돌아올 만큼 사회적으로도 특별한 대접과 대우를 하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사회의 잣대가 공부이다보니 아이가 특별히 공부를 잘하는 부모는 별다른 걱정이 없겠지만 그렇치않은 경우는 수시로 아이와 신경전을 벌이고, 감정이 상하고, 관계가 나빠지는 게 다반사라고합니다. 저 또한 후자에 속하는 부모이기에 아예 한해의 유무념대조로 [아이와 부딪히지 않기, 감정 상하지 않기, 객관적인 눈으로 아이 봐주기 등] 좋은 수식어는 다 동원해서 억지로 내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데 힘쓰려고 했습니다.
딸아이도 학교에서 선생님들로부터 고3은 벼슬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고하면서 덤덤하게 고3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처음 몇 달은 그런대로 서로 마음을 다치지않게 한발씩 뒤로 물러서면서 생활하고 있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유무념대조로 마음을 잘 쓰고 있구나, 끝까지 잘하자 파이팅.....이라구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를 대하는 제 마음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저도 모르게 조바심이 생긴겁니다. 어느 토요일 아침에 딸아이가 무척 일찍 일어나서 가방을 챙기길래 도서관에 가려나보다 생각했는데 극장엘 간다는 겁니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아이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너 고3 맞니? 제 정신이니? 한심하다. 등등...
정말 화가 많이 나고 황당했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그러더군요. 학원시간이 12시니까 조조영화보고 학원으로 간다구요, 고3은 밥도 안먹고 잠도 안자냐면서 어차피 학원가기전까지 집에 있는 시간인데 영화보고 가면 안되는거냐구요. 뭔가 아이에게 반박을 해야 하는데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마음을 챙기고 연초에 마음먹은 유무념대조 공부를 떠올렸습니다. 아이와 부딪혀서 감정 상하지 않게 마음을 쓰자..... 비슷한 사건을 몇 차례 반복하면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은 오히려 그 마음이 챙겨졌습니다. 굳이 내가 조바심을 내지 않아도 본인이 조바심을 낼 것이고 내가 닦달하지 않아도 스스로 닦달하며 힘들어 할 텐 데 하는 생각입니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딸아이와 사이가 괜찮은 거 보면 그런대로 마음을 잘 챙기면서 지낸 것 같습니다. 1년 가까이 유무념 대조를 하면서 가족 간의 관계가 1년짜리 2년짜리가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마음을 잘 먹고 잘 써서 영생토록 상생의 관계를 가져야겠다는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유무념은 어떤 행동이나 실천을 하는 번수를 세는 것이 아니고 그에 대한 나의 마음을 챙기는 것이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을 먹고 행동하며 실천하는지를 살피게 하는 것으로 이것이 바로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는 공부이며 습관에 젖은 무의식적인 마음을 깨어나게 하는 살아있는 마음공부라고 합니다.
대산종사님께서 유무념 대조를 하는 데도 단계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전해드리면서 강연을 마치겠습니다.
1단계는 자신의 습관을 유무념 표준으로 하는 단계로 자기가 길들이거나 없애야할 습관을 유무념의 항목으로 정하는 것인데, 유무념 공부를 처음으로 하는 사람들이 요령을 잡는데 매우 유익하다.
2단계는 주의심을 표준으로 하는 단계로 모든 일을 취사하는데 일단 멈추어 생각하는 주의심을 챙기며 취사하는 것을 유념으로 하고, 주의심이 없이 하는 것을 무념으로 하는 단계이다. 경계를 알아차려서 경계에 속지 않고 본래마음을 회복하는 것이다.
3단계는 일의 결과를 표준으로 하는 단계이다. 주의심으로 실행하여 성공한 결과까지를 보고 유념으로 하는 단계이다.
4단계는 일심상태의 지속여부를 표준으로 하는 단계로 한 단위의 일이나 한 단위의 일과에 일심상태가 지속됨을 유념으로 표준 잡는 것이다.
챙기지 않아도 저절로 될 때까지 하는 게 유무념 대조공부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