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1-08-11 23:11
병들고 늙고 죽는 것이 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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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명종
 조회 :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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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직업적인 이유로 병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병든 이유와 치료할 방법을 습관적으로 찾습니다. 그러나 어떤 병들은 해결방법을 찾기가 너무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도 뇌종양환자의 치료방법을 찾느라 여러가지 약을 제몸에 실험하고 있는데 항암치료라는 생각때문에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약을 선택하여 실험하였습니다. 그러나 약이 소량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강력하여 복통과 설사가 일어나서 이것을 제어할 방법을 구성하기 위해 약물조합을 여러차례 바꾸어 제몸에 투여했습니다. 그러나 복통과 설사가 많이 줄기는 했지만 아직 완전히 제압을 하지는 못한 상태로 어제 오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들고 늙고 죽는 것이 고인가 내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실 요즘 저는 세상이 원래 잘못된 적도 없었고 지금도 잘못된 것이 없고 앞으로도 잘 못될 것이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세상은 원래 그대로일 뿐, 모든 것은 그냥 지나가는 변화일 따름이라고 느껴집니다. 고도 고가 아니고 낙도 낙이 아니며, 복도 복이 아니고 화도 화가 아닌데 세상사람들이 지나가는 변화를 보고 이런 저런 마음을 일으켜서 스스로 고락을 짖고 화복을 일으킨다는 느낌이 듭니다. 세상은 그냥 그대로일 뿐인데 말입니다.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도 그냥 변화되는 것이라 고락이나 화복이 본래 없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내가 무슨 의미를 두고 이런 저런 말을 갖다붙이니 고락과 화복이 나에게 생기는 것이지 아무것도 갖다 붙이지 않으면 고락과 화복이 과연 실체가 있겠는가 싶습니다. 그리고 만약 마음을 일으켜 고락을 만든다면 사시가 흘러가듯이 그냥 그렇게 되는 것이지 어찌 고는 피하고 낙만을 원하며 화는 피하고 복만을 받을려고 억지를 쓰는가 여겨집니다. 저는 지은바대로 고락을 달게 받고 짓지 아니한 고락은 받지 않는 것에 대해 깊이 감사를 드리며 이것이 천국과 극락이지 달리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합니다. 또한 지금 이순간 감사생활로 극락을 누리지 못하면 죽어서 부처님 하느님 옆에서 극락과 천국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 여겨집니다. 만약 저승에서 부처님 예수님이 중생을 극락생활하게 할 수 있다면 이 사바세계에서 왜 못하겠습니까. 중생이 죽어서 미망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환상이라는 것을 알아서 극락생활을 한다면 살아서 미망에서 벗어나 텅빈 이치를 깨달아 극락생활을 하지 못하라는 법이 어디 있겠습니까. 진리께서 특별히 저승은 아끼고 이승은 내팽개쳐서 그렇겠습니까. 저는 저승의 이치나 이승의 이치나 다 같을 것이라 봅니다.
병든 것이 아프기야 하지만 지나가는 것이겠지요. 늙고 병든 것도 죽으면 사라지니 죽는 것도 감사할 일이지 원망할 일은 아니라 보입니다. 죽을 때 모든 것이 죽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일이 아닐까 합니다. 돈에 대한 집착, 사람에 대한 원망,욕심, 여러가지 죽음에 대한 망상이 모두 죽을 때 같이 죽을 수 있다면 그것이 해탈이 아닐까요. 그러나 사람들은 죽음을 단절이라는 망상과 죽으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두려움으로 잘 못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또 고통을 피하는 수단으로 죽으면 모든 것이 없어진다는 망상을 내어 자살을 하기도 하는데 이런 것은 참답게 죽는 것이 아니라 망상이라는 유를 지어내어 죽어도 죽지 못하는 처지에 빠져 이승도 아니고 저승도 아닌 고통을 겪는 것이라 보입니다. 병을 치료하면서 병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죽음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해 왔는데 다시 암에 대해 망상이 생겨 공격하는 마음을 내어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암에 대해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아직 마음이 확연하지는 않습니다. 여러가지 항암제를 몸에 넣어보면서 몸이 뭐라고 해답을 줄지 모르겠습니다. 교감님 악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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