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7-08-11 10:23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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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성규
 조회 :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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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마
온 가지마다 주렁주렁
넝쿨째 환한 웃음꽃이 굴러올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심은 만큼 잘 자라주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도 어딘데요.
욕심 부려,
멋스러운 꽃향기나
탐스런 열매 같은 것을 바라기보다는,
다만,
늘 곱게 자라주는 모습
부끄럼 없는 환한 미소 같은 것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렜으니까요.
때론,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녀석들 있는 쪽을 곁눈질 해 보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놈들이
거기에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또, 소리 없이
집 앞 대추알맹이들이 익어가는 소리를
듣는 재미가 어찌나 쏠쏠한지!
차라리,
장마랑 더위랑 이 8월이 우리랑 내내
함께 쉬었다가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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