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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가르침

양천익 | 2009-02-14 11:57:22

조회수 : 2,243

사실


찬 바람이 모질게 울던 새벽

어머니가 통곡하셨다.


모두 놀라

무슨 일이 있느냐고 여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외할머니는 평소 건강하셨으며

몸 저 누우신 적도 없었다.


“말도 안돼요. 어머니

건강하신 할머니를 두고 어떻게…”


그것은 생각이고,

어머니가 보신 것은 사실이었다.


정 많은 어머니는

가까이 모시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목 놓아 우셨다.


그날 오후 우체부가 전달한 부고장은

다른 가족들의 사실 확인서에 불과했다.


지식으로 아는 것은

뜬 구름 같은 것


누가 내게 전생이 있느냐 묻는다면

묵묵부답


말로 

생각으로

전할 수 없어…

 

설명절에 식구들이 모인자리였습니다.


아버지의 법문을 받들고 제가 감상담을 발표 했습니다.

“저는 정말 행운아입니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큰 복을 타고 났습니다.

아버님으로부터 불생불멸의 이치를 손에 쥐어 주듯이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행운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어머님에게서도 매우 중요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아마 더 알려주기 힘든 가르침인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가르쳐 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전후생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겠습니까?
누가 죽음에 임해서도 편안할 수 있는 안심입명을 가르쳐줄 수 있겠습니까? 그것을 이치로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머님은 그것을 너무도 생생하게 보여주셨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제가 행운아라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지식으로 생각으로 전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노력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으로는 전할 수도 배울 수도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문자를 많이 알고, 사유를 많이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자무식도 알 수 있으나, 수만 권의 책을 읽었다고 해도 알 수 없습니다.


어머니가 제게 주신 가르침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믿음입니다. 그것은 생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전생과 후생을 보여 줄 수 있겠습니까?


어머니는 정이 많고, 영대가 밝으셔서 선몽을 잘 하십니다.


영대가 밝은 것은 학교공부를 많이 하고 적게 한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의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아지는 것이 있습니다.


꿈에 그 다음날 일을 너무나 생생하게 보십니다.

모든 일을 세세하게 말씀하시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일을 거의 빠짐없이 보셨습니다. 특히 사람이 찾아오는 것은 잘 알고 계셨습니다.

아침에 어머니께서 꿈 이야기를 하시면 좋은 일이면 말씀하시고, 좋지 않은 일이면 말씀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곤 했습니다.


그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당시 제 외할머니는 서울에 사셨고, 우리는 전주에 살았습니다. 전화도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때였습니다. 그 때 어머니는 감기 한번 앓으신 일이 없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을 아셨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대성통곡을 하시는 바람에 온 식구가 잠을 깼습니다. 어머니는 식사도 걸으시고 통곡을 하셨습니다. 어머니가 보신 것은 틀림없이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이었습니다.


어느날 새벽잠에서 깨어 문득 지난 일이 떠올라 글로 옮겨 보았습니다.

  • 양선생님! 잘 읽었습니다. 진실의 말씀을 이렇게 나타나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훌륭하신 어머니를 두셨고 따뜻한 가정으로 보입니다.  위 글을 읽노라니 정산종사 원리편14장
    말씀, 영과 기가 합일하여 둘 아닌자리와 천지영기 아심정 만사여의 아심통 천지여아 동일체 아여천지 동심정 신령스러운 영주 생각이 문득 났습니다. 한곳에 마음이 가 있으면 천지의 기운은 하나라
    우리가 집에 앉아서 라디오 소리를 듣듯이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김형안 | 09-02-16 09:58 | 댓글달기
  • 문체에서 승산 종사님의 말투가 그대로 베어 있어 깜짝 놀랐습니다.
    "그것은 생각이고, 어머니가 보신 것은 사실이었다" - 바로 이 부분입니다.

    승산 종사님께서 일원상진리를 설하실 적에 "내가 말을 하면 여러분들은 무슨 뜻인지 훤히 아는데 무엇이 안다고 하는 존재가 있어서 아느냐? 아니거든, 아무리 찾아봐도 아무것도 없어. 가도 없고 테두리도 없어, 그러면 아무것도 없으면 캄캄해야지, 아무것도 몰라야지, 그렇지 않거든. 아무것도 없으면 아무것도 몰라야 된다 그것은 생각이고  이렇게 훤하게 다 알고 드러나 있지 않느냐, 그것이 사실이거든.

    항상 이런 어법의 논리로 설명을 하십니다. 양천익님께서는 어릴 때 부터 아버님의 가르침을 곁에서 받다보니 그런 영향이 있구나 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승산 종사님께서 세수 아흔을 바라보고 있는데요 물론 지금 건강하시지만 어릴때 부터 가까이서 지켜보신 아버님 일화 책으로 만드는 것 염두에 두고 계신지요. 혹시 원고 준비 중이시면 출판전에 토막 일화로 저희들에게 가르침 좀 주시죠. 인생사 별별하니 책 나올때 없을 수도 있거던요. 작년에 유행성출혈열로 죽었다 부활한 후에 이런 생각듭니다.
    조제민 | 09-02-27 07:23 | 댓글달기
  • 시숙님!
    이글을 보니 설날에 왜 가족들에게 외할머니의 말씀을 하셨는지 제대로 이해가 되는군요^^
    항상 부모님에게 받은 것에 대하여 감사해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 아우들은 깊고 크신
    시숙님의 마음을 봅니다.
    정토회교당김상아 | 09-03-10 11:03 | 댓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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