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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선은 저축

양천익 | 2009-03-07 07:21:19

조회수 : 1,928

 

좌선은 정신적인 저축


승산님은 내게는 아버지이자 스승님이다. 가까이서 아직 철모를 때 손에 쥐어 주듯이 가르쳐 주셨다. 요즘에 와서는 거의 본체만을 말씀하시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은 같은 말씀을 되풀이 하신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잘 들어보면 되풀이 하여 말씀하시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내 관견으로는 방향을 잡으시려는 것이다. 가능한 성불제중의 지름길을 보여주시려는 것이다. 나는 자라면서 일상적인 지도를 많이 받고 자랐기 때문에 내 경험을 여러분에게 전달하여 지름길을 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승산님에 관한 글을 쓰려고 한다.


본인에게는 사적으로는 아버지이시지만 스승님이시기도 하므로 앞으로 호칭을 승산님으로 하겠다.


승산님은 점심식사를 하신 후에는 언제나 앉아서 좌선을 하셨다. 다리는 반가부좌를 한 자세로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이 없었다. 허리는 처음에는 바르게 하셨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앞으로 구부러지셨다. 좌선하시는 모습이 졸고 계시는 것처럼 보였다. 고개가 서서히 숙여져 코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내려 왔다가 다시 올라가곤 했다. 어린 마음에 안타까워 누워서 주무시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곤 했다.


농사일을 하시는 데는 남다른 점이 있으셨다. 같은 시간에 장정 몇 사람의 몫을 하셨다. 피곤하실 만도 한데 한번도 자리에 누워서 낮잠을 주무시는 것을 본 일이 없다. 시간도 30분을 넘기지 않았다. 비가 오는 날이나, 화창한 날이나, 바쁜 날이나, 한가한 겨울날이나 한결 같았다. 요즈음도 사가에 오시면 이전에 변함이 없으시다. 여전히 하루 종일 눞지 않으신다. 틈만 나면 졸고 계신다.(겉으로 보기엔)


기차를 타도 마찬가지였다. 항상 졸고 계셨다. 집에서와 같은 모습으로 코가 무릎에 닿을 정도를 내려 온 후에 다시 올라가곤 하는 운동을 반복하셨다. 언제나 점심식사 후 30분의 좌선은 변함이 없었다. 차를 타는 경우에도 특별히 독서를 하지 않으시면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졸고계시는 모습이었다.


어느날 내게 말씀하셨다.

“재모(본인의 아명)야, 시간이 날 때마다 좌선을 해라. 그것은 마치 저축과 같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갈 때 곤궁할 때가 있다. 이 때를 위하여 사람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저축을 한다. 사람들은 물질적인 어려움에 대비해서 저축을 하는 데는 익숙해 있지만, 정신적인 저축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지 못하고 있다. 좌선은 이 정신적인 저축에 해당한다. 너도 시간이 나면 부지런히 좌선을 해라.”


당시에는 좌선이 왜 저축과 같다고 하시는가 이해하지 못했다. 아무튼 그 말씀을 들은 후 열심히 좌선하려고 노력했다. 지금에 와서 이해가 간다. 그 연세에 몇날 몇일을 말씀해도 전혀 논리가 끊어지지 않고 처음과 끝이 여일하게 초롱초롱한 정신을 그대로 보여주시는 것이 다 평소에 저축해 두신 좌선의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좌선의 공덕이 이것이 전부일리는 없다. 이것은 단지 작은 부수물에 지나지 않음을 안다. 그러나 좌선이 좋다고 백번 천번 설교하면 무엇하겠는가! 그 좌선의 공덕이 무엇인가를 확실히 보여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요즈음 나는 좌선의 공덕이 이런 점에도 있었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좌선이 저축이라고 하신 이유를 알 것 같다.

  • 감사합니다. 유신화 | 09-03-07 08:30 | 댓글달기
  • 좌선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입니다.

    좌선, 와선, 행선 다 중요하지요.

    누구나 알지만, 아마도 실천하는자 것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귀중하고 가슴의 말씀, 진리의 말씀 들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형안 | 09-03-15 00:26 | 댓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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