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 일요일에 21단은 점심 공양 당번이었습니다. 평소 일요 법회 때나 목요 공부에 나오는 인원보다 두 배나 많은 단원들이 참석했습니다. 부엌 입구에 가득 찬 단원들을 보니 어깨가 무척 가벼워졌습니다. 단원들 대부분이 아이들이 어립니다. 아이들을 남편에게 맡겨 두거나 아이들끼리 있게 하고는 참석했더랍니다. 진선씨는 우리 단의 막내인데 요리사 자격증이 있다지만 앞장 서서 매번 공양 때마다 일찍 나와 주무님 곁에서 요리를 해왔습니다. 키가 큰 현주씨는 국을 푸지요. 단장인 준희씨는 단원들 챙기고 이것저것 두루 챙기느라 바쁘답니다.
저는 친정어머니께서 와 계셨기에 설거지 하고 먼저 가야겠다는 작정이었습니다. 평소 얼굴만 알지 변변히 이야기조차 나누지 못한 김오은씨(헌산 최제원 님의 자부)랑 설거지 짝을 이뤘습니다. 제가 세정제로 닦고 오은씨가 헹궜는데 오은씨가 고무장갑도 안끼고 설거지를 벅벅 하는 것이었습니다. 맏며느리 10년 차라 그런지 마무리까지 야무지게 했고 일이 아주 능숙했습니다. 서로 서먹서먹했지만 함께 일하며 나누는 이야기들 속에서 법동지라는 마음이 들어선지 참 예뻐보였습니다.
옆에서 홍은씨는 그릇들을 일일이 마른 걸레질을 하며 거들었습니다. 그릇들이 갑자기 늘었는데 덕혜씨, 도선씨가 와서 교대하자고 합니다.
잠깐 인원이 준 틈에 점심을 단원들과 함께 했습니다. 부침개 김이 모락모락 나는데 참 따뜻한 점심이었습니다.
먼저 귀가했는데 마무리 하고 커피 한 잔과 수다 떨며 잘 끝냈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일마친 뒤 수다가 정작 가장 달콤한 자리인데 아쉬움을 느꼈답니다. 단장님, 중앙께서 우리 단원들의 노고를 전하는 문자를 보내주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21단 단원들은 나날이 진급하고 교당에서 자신의 일을 찾아 가며 성장해 가는 것 같습니다. 공부심만큼이나 봉공의 맛을 느끼며 교당에서 주인이 되어갑니다.
새 교당이 지어져 시설 좋은 식당보다 좁은 조리실, 졸졸 흐르는 수돗가에서 설거지하며 나누던 이 따뜻한 기억이 오래오래 우리들 가슴에 남으리라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양천익 | 09-03-17 06:45 | 댓글달기
오겠죠. 덕분에 지난 일요일 정성스런국에 맛있는 음식과 21단 단원님의 사랑스런 스빙 잘 받았음다.
감사합니다.
이런 글을 올려주시는 분은 작가이십니까? 김형안 | 09-03-18 10:14 | 댓글달기
공양도 젊어지고 생기 있고 감사한마음이 자연히 나왔습니다.
21`단 화이팅..... 오환칠 | 09-03-18 16:23 | 댓글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