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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사이클

김인택 | 2009-06-06 16:09:11

조회수 : 2,597

                               30사이클    

                                                                       김태문

  우리나라 전력(電力)의 주파수(周波數, Frequency)는 미국과 같은 60사이클, 유럽은 50사이클이다. 지금은 사이클(Cycle) 대신 헤르츠(Herz)를 쓰는데 교류(交流)전력의 방향이 매초 몇 번 바뀌는가를 나타낸다.

  일본은 관동(關東)과 관서(關西)지방이 각각 50과 60헤르츠로 달라 헷갈리는데, 아마 개화기 전력공급을 관동지방은 영국회사, 관서지방은 미국회사가 담당한 탓인 것 같다. 오래전 동경을 다녀온 친지가 사다준 전기시계가 시간이 안 맞아 내버린 적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말하려는 사이클은 전력이 아니라 세대교체의 주기(週期)이다.

  지난 2월 손자의 초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하였다. 예전처럼 강당에서 함께 모여서 하는 것이 아니라 ‘화상졸업식’으로 담임과 학생들은 각기 교실에 앉아서 TV모니터를 통하여 ’대표행사‘, 즉 교장, 교감과 각반 대표, 재학생 대표만의 행사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로 시작되는 졸업식 노래만이 옛날과 같았다.
 

  6년 전 손자의 초등학교 입학식 때 문득 내가 꼭 60년 전에 입학했다는 생각이 났었다. 손자는 내 회갑년에 태어나 같은 병자(丙子)생이다. 따져보니 초등학교 입학은 선친, 나, 장남, 손자 순으로 ’13년부터 ’03년까지 4대째 30년 사이클이다. 생년도 ’06년부터 96년까지 장남만 1년 어긋난 30사이클이다. 우리집에는 또 아내, 차남, 장손녀의 생년이 ‘39년부터 ‘99년까지 3대째 30년 사이클이다.
 

  우리 부모세대는 흔히 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에 혼인하여 자손 사이클이 20년 전후인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자식이 많아 장남-장손으로 내려가는 사이클과 막내아들-막내손자로 내려가는 사이클에 상당한 시차가 나 막내아들과 장손의 나이가 비슷한 경우가 흔했다.

  이렇게 여러 대 내려가다 보면 종친회에서 동년배지만 몇 항렬(行列) 차이가 나는 수가 많고 “못된 일가 항렬만 높다”는 속담까지 생겼다.
   예전에는 자손 사이클이 짧아서 환갑까지 ‘장수(長壽)하면’ 대개 증손을 보았지만 지금은 80을 넘겨도 증손을 보기 어렵다.
 

  학교 얘기를 하다 보니 광복 후 한국의 격변을 상징하듯 나의 모교(母校) 중 대부분이 교사가 이전되거나 심지어 폐교되어 사라졌다.
 

  내가 입학하여 4년간 다녔던 예천서부(醴泉西部)국민학교는 제자리에서 교명만 바뀌어 예천초등학교가 되었다. 이어서 2년간 다니다 졸업한 서울 수송(壽松)초등학교는 오래 전 폐교되어 그 자리에 종로구청이 들어섰다.
 

  ‘49년에 입학한 6년제 경기(京畿)중학교는 6.25 전쟁으로 1년 만에 떠났는데 3년제 고등학교로 바뀌어 강남으로 옮겨갔고 옛 화동(花洞)교사는 정독도서관이 되었다. 다행히 옛 동창들의 추천으로 10여년전 경기고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2년간 다니고 ‘55년에 졸업한 경북 예천농고(醴泉農高)는 뒤에 종고(綜高)를 거쳐 폐교되고 그 자리에 도립 경도대학(전문대)이 들어섰다.

  또 ’59년에 졸업한 공대(工大)는 ‘70년대에 서울대 관악캠퍼스로 옮겨가고 양주군 노해면 신공덕리 옛 자리(현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에는 서울산업대학이 들어섰다.
 

  그 사이 각급학교의 명칭은 어떻게 변했을까?

  초등학교는 일제시대에 심상(尋常)소학교, 보통학교, 소학교를 거쳐 ‘39년에 국민학교가 되어 광복 후까지 줄곧 사용되다가 수년전 초등학교로 바뀌었고, 연한은 일제시 일시 4-5년이던 때를 빼고는 6년이었다.
 

  중등교육기관은 일제시에 고등보통학교(약칭 “高普”)와 중학교로 연한은 일시 4-5년이던 때를 빼면 6년으로 전시중 ‘52년경 3년제 중학교와 3년제 고등학교로 분리되었다. 고등학교에는 사범학교와 상고, 농고, 공고 등 실업고등학교가 포함되었다. 뒤에 사범학교는 2년제 초급대학을 거쳐 4년제 교육대학으로, 실업고는 점차 정보고(情報高), 인문고 등으로 또는 전문대학으로 바뀌었다.
 

  고등교육기관은 일제시대에 대학이 경성제대(京城帝大: 의학부, 법문학부, 공학부)와 그 예과(豫科) 뿐이고 공립 전문학교(광산, 공업, 사범, 의학, 치과, 약학 등)와 고등학교(농업, 상업 등), 서울에 사립 보성(普成)전문, 연희(延禧)전문, 세브란스의전(醫專), 이화여전(梨花女專), 숙명(淑明)여전, 경성여의전(女醫專), 불교(佛敎)전문 등이 있었고, 평양, 함흥, 대구 등지에 공립의전(醫專)이 있었던 모양이다.
 

  광복 후에 경성제대와 수도권의 공립 전문/고등학교는 서울대로 통합되고, 사립전문학교는 보성전→고려대, 연희전과 세브란스의전은 각기 대학승격후 연세대로 통합, 이화여전→이화여대, 숙명여전→숙명여대, 경성여의전→서울여의전→우석대→고려대로 흡수, 불교전→동국대 등으로 개편되고 그 밖에 많은 4년제 대학이 신설되었다.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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