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세뱃돈 그리고 덕담

최명찬 | 2010-02-10 23:22:31

조회수 : 2,503

 설날이 되면 이번엔 세뱃돈을 얼마씩 줄까?
설이 되기 전부터 고민을 하게 된다
.

이리저리 속으로 걱정거리다. 요즘은 물가도 오르고 아이들도 커가고 해서 화폐단위도 올랐다. 또한 5만원권 조차도 새로 나왔으니... 맨 날 경제가 어렵다는 말은 궁색한 표현이란 걸 애들은 더 잘 안다.

나도 어릴 적엔 설보다 세뱃돈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을 기억하면 오래전부터 기다려 왔던 아이들의 꿈을 저 버릴 수도 없고...

친가에서는 형님들이 주는 금액에 균형을 맞추자니 줏대(?)가 없어 보이기도 하고...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

큰댁에서 설 아침을 보내고 아이들은 처가 일가친척 집에 빨리 가자고 조른다. 아마도 처가 외숙들이 외숙모 친정으로 가버릴까 봐...

처갓집 방문을 하면 두둑했던 주머니가 더욱 헐렁해진다. 처가 형제가 많아서 아이들은 그야말로 우글우글하다.
체면이 있지 그래도 고모부인데... 내가 누구인데
... 다른 사람들 보다는 적게 주지는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주머니를 더 헐렁하게 만든다.

아이들도 다 알고 지들끼리 재잘 거린다. 누구는 짜고, 누구는 대박이다 라고....

하지만 이런 위안도 가져 본다.

다른집 아이들아! 덤빌테면 덤벼봐라. 우린 애들이 3명이다. 총합적으로는 쪽수가 많은 우리 집이 이익이다.
하지만 비어가는 내 주머니는 어쩔 수 없다. 애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아빠 주머니엔 관심도 없다.


덕담!   세배를 받고 무언가 말해야하는 덕담! 이도 역시 좀 부담스럽다.

언제 부터인가 덕담을 받는 쪽에서 주는 쪽으로 바뀌다 보니 어떤 덕담을 해야 할 지...
준비 없이 세배를 받았다가 늘 하는 말들.. “올해 나이가 몇이고, 몇 학년이지. 벌써?” 부터 시작해서 “공부 열심히 해라.” “좋은 학교에 들어가라.” “결혼 해야지,” “복 많이 받아라.” 등등...
근데 요새는 조카며느리도 있고 해서 무게를 잡다 보니 엄숙한 분위기
... 식상한 말들...  뭔가 좀 어색하다. 평소 내 캐릭터에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올해는 이리저리 궁리 끝에 세뱃돈과 덕담을 동시에 처리하면서 어색한 분위기를 일시에 퇴치해 버릴 색다른 준비를 하기로 했다
.

여러 개(한 30개?)의 돈 봉투를 준비한다.

속에 들어 갈 금액은 만원부터 삼만원 까지.. 섞어서 평균 이만원 꼴로.. (쪼매 짠가?)

그리고 그 속에 교전 내용, 탈무드 내용, 인생 격언, 올해의 운세 중에서 좋은 말만 골라가지고 각 한 봉투에 하나씩 넣기로 했다.

그런 후에 세배를 받고 각자 알아서 기본 하나씩 뽑아가도록

물론 올해 졸업하는 놈, 대학에 들어가는 놈은 2개 또는 그때 상황에 따라 3개 까지 뽑도록 할 생각이다. 운(?) 좋은 놈은 돈이 두둑한 봉투를 집겠지. 횟수가 많은 놈은 더 가져가겠지.

하지만 아이들이 봉투 속에 있는 돈 보다도 적혀 있는 말씀이 더 귀하다는 걸 알까? 좀 무리인가?
적은 액수의 돈을 뽑았다고 올해 운수 나쁘다는 불평이나 말았으면
.....


아무튼 이렇게 준비해 가면 조금은 들 어색하고 즐거운 설날 아침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으리라..... 

  

  • 반갑습니다. 함께 하시니 참으로 좋습니다.
    설날 주고 받는 마음 속의 내면을 이하 동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좋은 방법 저도 사용해야 할 것 같군요.
    저는 손자 손녀들에게 주어야 한답니다.ㅎㅎㅎ
    봉투를 사용하는 에티겟 원불교에서 배웠네요.
    즐거운 명절 되십시요.
    김형안 | 10-02-11 00:23 | 댓글달기
  • 영어 한마디.
    Goooood Idea !!!!
    정종문 | 10-02-11 08:51 | 댓글달기
  • 올해도 실천을 못했습니다.
    좋은 생각인 줄 알았거든 실천을 할 것이지.... 쯧..
    영모묘원에서 아침 일찍 독경을 하고 진안 처가에 인사를 갔습니다.
    식구들이 많아서 새뱃돈도 두둑히 받았지만 제 지갑에서 나간 배추빛 지전도 솔찬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알몸으로 쑥쑥 빼서 주고 말았으니 떠나가는 지전 스스로도 부끄럽거니와 받는 동생들, 조카들에게도 얼마나 감동을 주었으리까? 내년에는 법문으로 포장하여 공손하게 하리다.
    정종문 | 10-02-16 07:45 | 댓글달기
Fun 이전 현재페이지1 / 79 Fun 다음
Fun 이전 현재페이지1 / 79 Fun 다음
© ::: 희망분당 700 원불교 분당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