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우렁각시

박덕수 | 2010-07-18 15:49:37

조회수 : 2,654

유치원 원감인 딸은 아침 8시면 7살 5살인 딸들을 데리고 출근을 한다.
자는 애들을 깨워서 씻겨 먹여서 출근 하려면 보통 바쁜일이 아니다
이불도 제대로 정리 못하고 주방이며 온 집안이 폭탄 맞은집 같음을 능히 상상 할수 있다.
그렇게 출근하여 저녁에 퇴근해서 저녁 준비를 할려면 짜증스러울게 뻔한 일이다.
그런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친정엄마가 시간이 나면 가서 도와주지 않을수 없지 않은가
일주일에 한 두번은 가 주면 우선 내 마음이 편하니까 발길은 어느새 그쪽으로 향한다
아이들이 모두 우리집 근처에 살아 좋은점도 있지만 친정 엄마는 고무장갑 끼고 죽는다는 말이 있듯 육신은 좀 힘이 든다

오늘도 사심 없는 봉사를 온종일 하고 집으로 와서 남편에게는 피곤하다는 핑계로 아무렇게나 저녁한술 차려 주고 일찌감치 누워서 쉬고 있는데 딸 한태서 전화가 왔다
엄마 오늘 우리집에 왔다 갔네요 하면서 애쓰셨다고 하며 덧붙여 손녀들 이야기를 한다
큰손녀 민지는  집이 진주같이 반짝거린다 하고 작은손녀 지우는 와! 오늘도 우렁각시가 왔다 갔네 라고 했다 한다
우렁각시! 어느정도 뜻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손녀들보다 못한 할머니는 되기 싫은 마음에  얼른 인터넷에 우렁각시를 검색해 보았다
가난한 나무꾼이 우렁 하나를 가지게 되었는데 항아리에 그 우렁을 넣어 놓았단다
그런데 나무꾼이 집을 비우고 나갔다 오면 항상 음식이 되어 있고 청소와 빨래가 말끔히 되어 있어서 하루는 나무꾼이 몰래 숨어서 보았더니 그 우렁이가 각시로 변해서 밥도 청소도 하며 나무꾼에게 사랑을 베풀었던 것이었다
모든 사실을 알게된 나무꾼은 우렁각시와 결혼하여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자기를 도와주는 사람을 일러 수호천사, 우렁각시 라고 말한다고 한다
나는 언제부터 인가 손녀들에게 우렁각시로 불리어 졌다

주위에서는 그렇게 해주지 말라는 사람도 있지만 남을 위한 봉사도 하는데 뻔히 들여다 보이는것을 외면하고  모른체 하긴 양심이 허락질 않는다
아들 집은 가고 싶어도 손주가 보고 싶어도 오라고 하지 않으면 못간다는 요즈음 세상에 그래도 딸만 있는 우리 내외는 참으로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 한다
물질이 너무 흔해서 집집마다 가보면 장난감 이며 신발 옷들 학용품등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서 정신이 없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거듬손이 없어 마음먹고 정리 하기 전에는 신발장에서 신이 ,옷장에서 옷이 ,부엌에 물건들도 나오면 들어갈줄 모르게 널어 놓고 살아 정리 정돈이 안되고 매일 아수라장 이다
옛날에 비하면 일도 아니라고 다른 사람들도 다 애들 키우며 그렇게 사는것 이라고 잔소리 하면 피곤해서 화장도 지우지 않고 잔다고 오히려 짜증을 낸다
큰딸은 결혼한지 10년이 훨씬 지나니 이제 정리가 좀 되는데 작은딸은 애들이 아직 어려서 구제불능 이다
딸들은 엄마 하는데로 한다는데 한번 믿어 볼 일이다
이 세상 너른 천지에 하나 밖에 없는 엄마와 딸이니 의지 할때가 엄마 말고 누가 있으랴
언제까지 우렁각시 노릇을 할지 모르겠지만 몸이 따라 줄때까지 시간이 생기면 딸의 수호천사가 되어 줄 생각 인데  빨리 졸업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 덕수님의 생각이 부럽습니다. 전 지난달 제 딸이 둘째아기를 낳아 40일
    산후조리를 해줬는데 ... 이 기간이 제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내 마음내어 봉사하는건 힘이 들지않는데 , 내 딸 내 손주 돌보는 일이
    왜 이리 힘드는지요? 우렁각시?  미화된 좋은 표현이에요.
    앞으로 힘들땐 덕타원님의 우렁각시를 되새길께요.
    임성명 | 10-07-19 14:03 | 댓글달기
  • 에고 두 분 글 읽으니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 엄마도 제게는 이런 우렁각시인걸 그냥 당연히 엄마니까 해주는걸로 알았습니다. ㅠ.ㅠ 반성 또 반성...
    주말에 엄마 아빠 모시고 나가 맛있는 식사 대접해야겠습니다.
    강자현 | 10-07-19 15:15 | 댓글달기
  • 등타원님  그렇찮아도 요즘 교당에 나오시지 않고  엊그제  단회도 참석 안하셔서 전화드렸었는데 받지를 않더군요. 산후조리는 끝났나요?
    딸들은 죽을때까지 AS해야 하나 봐요.
    저도 손주들  4명을 키웠어요 10년동안 다 늙어 버렸어요.
    그래도 다 키워 놓고보니 보람도 있고 뜻뜻 해 져요 지금도 한놈 학원갔다와서 저거 엄마 올때까지 우리집에 있어요. ㅎㅎㅎ세상사 다 그런거라고 하더군요
    즐겁다 생각하고 삽시다 등타원님!
    박덕수 | 10-07-19 18:39 | 댓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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