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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세와니 나리마시다(신세 많이 졌습니다)

박덕수 | 2010-08-19 18:37:23

조회수 : 3,385

어머니 간병하느라 조금 무리가 왔는지 요즘 허리가 많이 좋지않다.

걸음을 엉거주춤 하며 걸으니 남편이 걱정스러웠는지 물파스를 발라주고 전기맛

사지기로 문질러 주면서 대뜸 "죽기전에 자기한태 한마디 말을 하라면 무슨말을

하겠느냐"고  묻는것이다.

그래서 대답 하기전에 당신은 어떤말을 하겠느냐고 물어 보니 남편은 "일년 있다

가 데리러 온다"고 하며 낄낄 웃는다

순간적으로 끔찍 스러웠다.

나는 남편에게 무엇이라고 말을 해야할지 답이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내생에 다시 만나요" 아니야 "우리 무심으로 대합시다 그래야 내생에 다시 만나

지 않는데요"

"내가 남자되고 당신이 내 마누라 되어 당신이 나 한태 해 준것만큼 해 줄께요"

이런 저런 생각으로 화답을 찾고 있는데 딸랑딸랑 두부 장수가 왔다고 신호를 한



얼른 내려가서 두부랑 조개젖과 손녀가 좋아하는 창란젖을 사 들고 들어 오는데
 
편지함에 동창회보가 꽂혔기에 꺼내어 집으로 들어왔다.

무심히 한장한장 넘기며 보는데 "오 세와니 나리마시다"라고 쓰여진 국문과교수

님의 짧은 수필을 읽으면서 오늘의 화두인 답을 얻어낸 것이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닌가.

"오 세와니 나리마시다"는 우리나라 말로 "신세 많이 졌습니다"라는 뜻이며 일본

에서는 흔히 쓰는 말인데 어느인기tv드라마에서 남편의 임종을 맞이하는 엄숙한

자리에서 부인이 머리와 허리를 굽혀 "오 세와니 나리마시다"라고 공손히 절을

하는데 아주 감심을 받았다고 했다.

여보! 답이 나왔어요

동문 회보지를 들고 가면서 "오 세와니 나리마시다"라고 하며 머리와 허리를 굽

혀 절을 하며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더니 남편은 그봐 내가 하루 점쟁이는 된다니

까 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신세를 지고서 그냥 고맙습니다. 감사 합니다 라는 말보다 신세 많이 졌습니다라

고 하면 은혜를 잊지않고 두고두고 빚을 갚겠다는 말도 내포된것 같아서 좋을것
 
같다.

신세를 지는것이 은혜를 입는것과 상통하니 우리의 삶에 신세  지지 않은곳이 하

나도 없지 않은가.

이번 크리스마스3일 연휴에 친정 어머니를 병원에서 우리 집으로 모시고 오자고

한 남편의 배려에 고맙다는 인사말도 선뜻 나오지 않은 이기적이고 오만한 자신

이 무척 송구스럽다

신세를 지면서 살아 왔더라도 "신세를 졌습니다"라고 말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남은 날 들을 "신세 많이 졌습니다"하며 빚갚는 마음으로 살아보면 어떠

할까 생각해 봅니다

나도 정녕 "신세 많이 졌습니다"


                           2006.12.29      일기
  • 좋은 글입니다.
    우리나라 사람, 특히 나이든 사람들은 상대에 대한 긍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투릅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수고하십니다".
    "사랑해요, 사랑해"라는 말은 부부 사이에도 "쑥스러워" 잘 안쓰나, 근래 부모자식 사이(가끔 제3자에게도)에 종종 쓰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애비가 자식을 안고 귀여워하는 행동이 어른 앞에서는 금기사항이었지요.
    요새 젊은이들은 많이 다르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어릴 때부터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데 익숙했고, 외국인들과 접촉할 기회도 많아졌으니까.
    외국인과 대하다보면 상대방은 물론 나도 "Thank You", "Sorry", "Excuse me" 같은 말을 곧잘 하게 되고, 일본인과는 "오세와니 나리마시다"도 듣고 말하게 됩니다.
    김인택 | 10-08-21 23:03 | 댓글달기
  • 제목이 일본말이어서 왜그랬을까 궁금 했는데 글을 읽고 이해 했습니다. 영어로 된 제목은 좀 있어보이고 일어로 된 제목은 약간의 의구심을 갖는 이러한 나의 태도에서 왜그럴까 생각을 해 보니 역사적인 감정은 물론 어떻게 교육을 받았는지가 크게 영향을 준듯 합니다. 교육은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역사에 죄가 안되도록 사실대로 하는 것이 나이먹은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종문 | 10-08-23 09:35 | 댓글달기
  • 저도 어디선가 "오 세와니 나리마시다"에 관한 글 읽었습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은 중요한것 같아요....
    이제 동생가족도 제자리로(?) 돌아가고 일요예회때 뵙겠습니다.

    문득 제자리라는게 뭘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강자현 | 10-08-26 17:42 | 댓글달기
  • 떠난 빈자리가 무척 서운하지요. 애쓰셨습니다.
    이 글을 몇년전에 분당카페에 올렸었는데  새롭게 카페를 만들면서 글이 없어졌어요.
    망서리다가  올렸습니다..그때 자현님이 읽으셨군요 ㅎㅎㅎㅎ
    박덕수 | 10-08-27 20:13 | 댓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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