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오늘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융프라우요흐(3,454m)를 가는 날이다. 그린델발트에서 클라이네샤이텍(2,061m)까지 약 30분간 기차를 탔다. 차창밖의 자연이 빚어 놓은 각양각색의 작품에 감탄하면서도 '3,000m이상만 가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고소증에 무릎을 꿇고 마는 집사람이 오늘은 과연 무사할까? 이번에도 못가게 되면 경우에 따라 나까지 갈 수가 없는데...'라는 생각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융프라우요흐까지 가는 산악열차는 클라이네샤이텍에서 출발하는데, 이열차는 16년간의 난공사끝에 1912년부터 운행한 톱니바퀴열차로 7km가 넘는 터널을 포함해서 3/4정도가 전부 터널로 되어있다. 아이거북 벽을 파낸 첫번째역인 아이거반트(2,865m)와 두번째역인 아이스메어(3,160m)에서 각 5분씩 쉬는데 관광객이 고소적응도 하고 만년설을 구경할 수 있는 전망창이 설치되어 있어 그때를 놓칠새라 집사람과 산책을 하였지만, 그래도 불안해서 승무원에게 도움을 청하니 고소증에 좋다는 사탕비슷한 것을 주었다. 고마움표시로 태극표장구열쇠고리를 선물하고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사전정보대로 미리한 고소적응훈련과 승무원이 준 사탕덕인지 집사람이 전과달리 괜찮아 보여 얼마나 다행였는지 모른다. 약 50분만에 드디어 융프라우요흐역에 도착하였다. 융프라우요흐역의 긴 터널을 통과하여 밖으로 나오면 스키와 개썰매를 탈수 있는 설원이 펼쳐지고 뮌히봉(4,095m)과 오른쪽 아이거봉(3,970m)이 바라보인다. 뒤로 돌아서면 베르너오버란드의 제 2봉인 융프라우봉(4,158m)의 능선이 멀리 보이지만 정작 꼭대기는 앞봉우리들에 가려 볼수 없었다. 그래서 처녀(융프라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을까? 우리는 완전무장을 하고 영하의 설원으로 나가 거닐면서 기념촬영을 했는데 날씨가 좀 아쉬웠다. 세계문화유산인 융프라우요흐에는 얼음궁전, 전시실, 우체국, 응급실, 식당, 쇼핑센터등 많은 구경거리와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유럽의 지붕이라는 스핑크스전망대(3,571m)까지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니 만년설로 덮힌 알프스 영봉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신비로움에 경외감마저 들었다. 전망대에는 유일하고 아담한 스위스고급시계상점이 있었는데 비싼것은 천만원이 훌쩍 넘었다. 융프라우요흐에는 스핑크스전망대까지 이곳저곳에 삼성 광고전광판이 여러개 눈에 띄었다. 배가 고파 식당이 있는 곳으로 갔더니 스낵바 비슷한 간이식당과 쇼핑센터가 있어 관광객으로 붐볐다. 오늘 이곳에는 뜻밖에 한국사람과 인도사람이 많았는데 , 인도고급식당도 있었다. 한국사람은 단체도 몇팀이 있었고 두세사람씩도 여러팀이었는데 주로 젊은 쌍쌍이었고 유럽인근에서온 신혼부부가 여러쌍이었다. 식당내부는 간이식당에서 시킨 음식이나 직접 싸가지고 온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곳곳에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있어 편리했고 자유로웠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곳곳의 많은 관광객들이 우리나라 신라면을 신나게 먹고 있었다. 간이식당에서 파는 메뉴중 단연 인기품목으로 한개에 스위스 7프랑, 5유로로 약 7,000원인 셈이다. 우리도 준비해 간 햇반에 신라면을 시켜 소맥으로 유럽의 지붕에서 정상주 축배를 들었다. 융프라우요흐에서 여기저기 다니느라 시간도 많이 지났고 집사람이 좀 어지럽다해서 서둘러 기차를 타고 오늘 숙박지인 클라이네샤이텍으로 돌아왔다. 클라이네샤이텍은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산악열차 출발지로 시즌중에는 매우 붐비지만 지금은 지나가는 사람들만 많을뿐, 쉬고 가는 사람은 별로 없어 기념품과 등산용품가게만 있고 호텔도 역건물 위에 있었다. 저녁은 빵과 샐러드, 스테이크와 아이스크림에 맥주를 반주삼아 오늘 고소증을 잘 넘긴 얘기등으로 오붓한 만찬을 즐겼다.(계속)
비싸기는 좀 비싸군요. 그 신라면은 나보다 팔자가 좋네요. 그기까지 갔으니....ㅋㅋ 박덕수 | 10-10-05 20:43 | 댓글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