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8일 오늘은 클라이네샤이텍(2,061m)에서 뱅엔(1,274m)까지 약 3시간정도 트래킹하고 그곳에서 기차를 타려고 한다. 오늘은 걷는 길 자체가 너무나 좋다. 3년전에 스페인에서 800km 도보성지순례때는 아름다운 길도 많았지만 지루한 아스팔트길이나 걷기가 매우 불편한 자갈길이 많았는데, 이곳의 길은 걷는 내내 매우 편했다. 좌우로 우뚝 솟아있는 산에서 떨어지는 빙하폭포줄기가 너무 시원해 보였고 쭉쭉 뻗은 침엽수림, 지천으로 피어있는 야생화 군락, 산림욕장에서 뿜는 피톤치드가 아니라도 이런 자연속에서는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정화될 것 같다. 소의 목에 걸인 방울소리가 우리를 더욱 알프스 감흥에 젖게 한다. 너무나 평화롭다. 저렇게 좋은 자연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 양들은 얼마나 좋을까? 자연에 취해 걷다보니 어느새 뱅엔에 도착했다. 뱅엔은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마을전체가 매우 아름답고 전기차량만 다닐 수 있는 알프스의 무공해마을이란다. 알프스를 끼고 있는 크고 작은 마을에 사는 스위스 사람들은 자기집과 정원은 물론 주변까지 아름답고 아기자기하고 정갈하게 가꾸고 있었다. 뱅엔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빌더스빌에 도착, 빌더스빌(584m)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쉬니케플라테(1,967m)까지 가는 기차는 1893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톱니바퀴기차로 의자가 천연목재로 되어 있었는데 상당한 오르막길임에도 약 50분간 편안하고 기분좋은 여행이었다. 스위스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어 다른 곳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기차여행만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다. 자연의 위대함은 있는 모습 그대로에서 나온다고 본다. 자연은 인간과 달리 아무것도 꾸미지 않는다. 자연은 자신의 모습을 겸손하고 소박하게 보여줌으로써 인간을 압도한다고 생각한다. 쉬니케플라테는 세계에서도 드물게 노천에 알파인가든(고산식물원)이 있어 약 600여종의 기화요초가 자태를 뽐내고 있는 곳으로 해마다 여름철이면 이벤트가 열리는 자연환경이 뛰어난 곳이다. 동물의 천국이기도 한 지상낙원에서 우리내외는 2시간이상 알프스에서의 마지막 트래킹을 하였는데, 어디선가 금방이라도 요들송이 들려올 것 같은 목가적인 풍경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일본인 사진작가는 쉬니케플라테가 너무 좋아 계절을 달리해서 매년 찾아온다고 하였다. 이곳에 하나뿐인 쉬니케플라테 마운틴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알프스 영봉인 아이거, 뮌히와 융프라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자연의 파노라마를 감상하며 이번 여행중 가장 호화로운 만찬과 축배를 들면서 황혼의 연인들은 알프스에서의 마지막밤을 마음껏 즐겼다. 6월19일 오늘은 영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아침 첫기차를 타고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인터라켄(567m)에 도착, 인터라켄이라는 지명은 툰호수와 브리엔츠호수 사이에 있다는 것으로, 이곳은 아름다운 전원도시이다. 툰호수와 브리엔츠호수는 에메랄드빛깔의 빙하호수로 정말 아름다웠다. 인터라켄 시내에는 일본식 정원인 '우호의 정원'도 있었다. 인터라켄에서 기차로 스위스 수도 베른으로 나와 베른에서 난생 처음으로 안락한 2층기차를 타고 취리히 중앙역에 도착함으로써 4박 5일간의 뜻깊은 스위스 알프스 여행을 마쳤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