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진 2010-11-05 16: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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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우리 단에서는 가을에 나들이를 한번 다녀오자는 말이 있어왔습니다.. 근래 들어 ‘언제 갈까?, 어디로 갈까?’ 고심 끝에 영광 성지를 다녀오자는 의견이 나왔고, 개인적으로도 삼밭 재에서 하룻밤 지내고 오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에 좋은 기회다 싶었습니다.
다녀오는 날짜를 10월 21일부터 1박을 하기로 결정하고 나니 출발할 날짜를 달력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괜스레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바람과는 달리 모든 단원이 참석하지 못하고 출발하게 되어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단원 셋이서 버스를 타고 영광으로 가는 길은 마치 소풍을 나온 것처럼 여유롭고, 마음이 들떠 있었습니다.
영광에 도착하니, 벌써 정오가 되어 점심을 먹었습니다. 때 마침 도착 날이 영광 장날이라 오랜만에 장 구경을 하다 보니, 버스를 놓치게 되었습니다. 결국 택시를 타고 길룡리 성지에 도착하여 성지 사무실에 짐을 맡겼습니다.
그렇게 성지에 도착하여 시계를 보니 오후 2시, 저녁 공양시간까지 3시간가량이 남아, 정관평부터 한 바퀴 돌기로 하였습니다.. 어느 덧 가을의 끝자락이라 추수는 이미 끝나서 넓은 정관평이 더 더욱 넓게 보였습니다.
구간도실, 대종사님의 탄생가, 노루목 중앙봉을 지나 영산대학교 언덕에 앉아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다 문득 10여 년전, 경인교구 합동 성지 순례 때 와보곤 못 와봤다는 생각에 참으로 오랜만에 영광 성지에 왔다는 것을 새삼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라본 옥녀봉 일원상은 소소한 일상사에 바빠 조금은 지쳐있던 우리에게 평온함과 여유로운 자태로 서 있었습니다.
발걸음을 돌려, 아래로 내려오다 보니 창립기념관이 멋지게 지어져 있었습니다. 기념관은 연중무휴로 열려 있어 성지를 찾는 원불교도는 물론, 원불교를 모르는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시스템이 구축되어있어, 원불교의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듯 하였습니다.
어느 덧 저녁 공양 시간이 되어, 여러 교무님들을 뵙고, 같이 식사를 하고나니, 김형진 교무님께서 차로 삼밭 재로 친절히 데려다 주셨습니다. 차에서 내리니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삼밭재가 위치해 있었습니다.
출발할 때는 산속에서 단원 세 명이 하루 밤 지낸다는 것이 혹 무섭지 않을까 했는데 기도를 한 시간 드리고 보니 무섭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단장님께서 기도문도 잘 준비해오셨고. 기도에 이어 백 팔배를 마치고 바깥에 있는 마당바위에 앉아 달무리가 져있는 보름달 아래에서 밤공기의 상쾌함과 이곳이 대종사님께서 구도를 하셨던 곳이라는 생각에 마치 대종사님의 기운과 같이 한 듯한 느낌이 들어 숙연해졌습니다.
그리고 기도가 끝난 후 목소리 큰 단장님이
“우리 모두 삼밭 재에 자주 올 수 있도록 해 주세요”라고 외치셔서 깔깔대며 웃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4시 30분에 기상하여 기도하고 백 팔배를 마치고 마당바위를 돌며 염불도 하고 대종사님 정산종사님을 불러보며 일출을 바라보니, 이것이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형진 교무님께 전화를 드리고 천천히 내려오니 차가 멀리서 오고 있었습니다. 차안에서 몇 분 동안 교무님의 실력을 갖춘 교도들이 많아야 된다는 당부 말씀을 들으니,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더더욱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무님께서 시간이 되면 옥당박물관과 해안도로를 돌아 오후에 오려고 했지만, 가을걷이로 시간이 없다고 하셔서, 아침만 먹고 일찍 나오기로 하였습니다. 식사 후에 선타원 교무님께서 귀한 하얀 민들레차를 직접 만들어주셨고, 도진교무님께서는 영광터미널까지 데려다 주셨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뒤로한 짧은 여행이었지만, 무언가 큰 일을 하고 온 것 같고 마음 가득 채워진 듯 한 느낌이 듭니다. 너무 포근하고 한가로운 마음의 고향 영광 성지에 편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신경을 써 주신 교무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다음에 갈 때에는 더욱 더 준비를 잘하여 다녀오고 싶습니다.
저는 삼밭재에 여러번 갔지만 그곳에서 1박을 해 보진 못했는데 기회를 만들어 봐야 겠습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정종문 | 10-11-09 10:04 | 댓글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