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규 2010-12-27 06:18:20
조회수 : 2,206
마지막 설법 후감(後感)
- ‘ 아세요? 누가 이기고 있는지? ’
한 해를 결산하는 마지막 법회인지라, "아세요? 누가 이기고 있는지?" 라고 다그쳐 묻고계신 교무님의 설법제목부터가 처음부터 좀 심상치 않다 싶었지요. 그리고 이 부실한 심력(心力)은, 하라는 공부를 제대로 다 못한 낙제생처럼, 설법시간 내내 그 준엄한 주제의 심연 속을 헤매면서 얼마나 불안불안해 해야 했었던지요.
또 들어주신 그 예화- ‘재상(宰相)과 마부(馬夫)’의 이야기에 이르러서는 성적 나쁜 이 열등생의 참담한 말로를 정말 살이 터지도록 아프게 체득하고 있어야 했으니까요.
‘보따리에 싸 갈 그 무엇’은 커녕 손 안에 들고 뛸 그 무엇 하나 변변찮은 새하얀 빈 털털이인 자신의 모습이 정말 얼마나 초라하고 부끄럽던지 . . . , 그리고, 해가 갈수록 덕망과 명성이 높아져만 가는 재상을 따라 모시고 지내면서도 늘상 제자리에만 머물러 변신 할 줄을 모르고 있는 마부에게 마침내는 “더 이상 당신을 지아비로 따를 수 없다!”고 선언하는 그 당찬 ‘마부 부인’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쥐구멍까지도 완전히 틀어막고 몰아세우는 공포의 채찍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 법설시간 동안 줄곧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돌아보면 그간 경외로우신 <님>들의 발걸음을 겻눈질 해가며 지낸 세월이 결코 적지 않았건만, 늘 제자리에서만 터덕거려온 자신의 가쁜 호흡이 스스로도 참 민망하기만 했습니다. 그 숱한 세월을 곁에서 기웃거려 보았으면 지금쯤은 무엇 하나를 깨쳤어도 크게 깨쳤을 법 하건만 시종여일하게 엇박자로만 겉돌았을 뿐, 저 열광하는 함성 속 선수들의 ‘메달’ 소식도 나에게는 다만 한 없이 동떨어진 하나의 ‘그림 속 떡’이어야하는 뒤늦은 회오만 불러오고 있으니 . . . .
또 그 아내의 결정적 ‘선언’을 경종삼아 감연히 자신을 추스려 새로운 인생전환의 자기조불(自己造佛)을 이룬 저 대단한 마부의 예담은 나에게는 차라리 또 하나의 불같은 담금질이 아닐 수 없었으니까요.
“아세요? 누가 이기고 있는지?”라고 다시금 심어주시는 교무님의 말씀에 끝까지 겁먹은 얼굴이 되어, 감히 지금까지의 미거했던 만행(漫行)을 다잡아 수습해 볼 그 어떤 요량도 세워내지 못하고 있었으니, 참으로 멀고 먼 이 열등생의 역로를 어찌하여야 할지요?
새로 받아온 달력을 내걸면서 다시 오늘 법설말씀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새해에는 내가 꼭 이겨야지!’ 나름대로는 힘주어 다짐을 해보면서도 나도 모르게 또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이었을까요?
늘 함께 해 주시는 교감님, 그리고 남교무님, 최교무님!
새해에도 항상 건강하시구요! 감사 감사합니다.
< 3단 김 성규 >
교도님들 모두 건강하세요~^^ 운영진 | 10-12-27 13:41 | 댓글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