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부끄럽지만 제가 한 행동으로 부터 어떠한 감상이 되시기를 바라면서 마음 일기를 적습니다.
"낯 부끄러운 행동"
일요 예회를 마치고 모친상을 당한 교도님께 문상을 가신다고 한다. 거리도 꽤나 먼 익산옆 봉동인데 오늘따라 어린이 훈련으로 교감교무님께서 직접 운전을 하신다고 하기에 운전 기사로 자청하여 나섰다.
설명절을 앞둔 일요일 이어서 인지 도로는 한산하고 더군다나 승합차량으로 가는 길이라 전용 차선을 타고 봉동에 예정 시간보다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문상과 독경을 잘 마치고 준비해 주신 음식도 잘 먹고 분당으로 향했다. 역시 차량은 한산하여 아무 막힘 없이 잘 올라 오는데 어느새 분당 못미처 죽전에 와 있었다. 문득 한생각이 확 떠오르면서 "어? 내가 죽전에 살잖아..."
전용차로를 벗어나 바깥 차선을 타고 나는 죽전 간이 정류장에 벌써 차를 대고 있었다. 그리고 의기 양양하게 "교감님, 저는 여기서 내립니다. 운전하고 가시지요." 말이 끝나자 바로 "그래야지" 하시면서 자리 바꿀 준비를 하시면서 네비게이션에 교당을 입력해 달라고 하셨다. 그런데 이번엔 "함께 타고 가실 교도님이 길 다 아셔요." 하고 그냥 차문을 열고 내렸다.
우리 문상객은 모두 12명이나 되었는데 이제 막 분당에 발령을 받고 오신 교감 교무님은 이 승합 차량은 한번도 운전을 안해 보셨고 길도 초행이었다. 이러한 분위기에 함께한 교도님들의 표정이 황당해 하시는 것 같았다. 사실 이러한 나의 행동에 황당해 하셨다.
옷깃을 세우고 걸어서 집에 오는데 "아 뭔가 무척 잘못 했구나!" 하는 생각이 나면서 나의 행동에 부끄러운 생각이 밀려왔다. 시작을 했으면 끝까지 책임을 지고 할 일이지 중간에 나만 먼저 집에 와야 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왜 했는지, 이러한 나의 행동에 함께하신 교도님들은 어떤 생각을 하실지, 내가 왜 그랬을까? 하~ 참 정말 바보야. 어이쿠 이런 못난 놈......
별아별 생각이 다 났다. 그러면서도 나의 행동에 대한 반성 보다는 그저 늦게나마 발견한 잘못에 대한 부끄러움만으로 온통 머리 속이 복잡했다. 새로오신 교감 교무님이 날 이렇게 안 보았을텐데... 우리교당에 새로 전입하신 교도님이 날 잘 보신 것 같은데 이걸 어쩌나...
요근래 들어 가장 큰 경계였다.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함께 간 교도님께 전화를 드렸다.
"그래 잘 못했구나. 그럼 어떡해 해야지?" 교감 교무님께 전화를 했다. 안 받으신다. (다음날 아침 전화를 주셨다) 잘 못한 나의 행동에 뭔가 해야 했다. 함께 가신 분들의 이름을 떠올려서 전화 번호를 찾았다. 한분은 끝까지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제가 오늘 취사를 참 잘못하여 반성합니다. 주의 하겠습니다. 용서를 빌겠습니다. 정종문 올림"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보여준 나의 모습이 참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나의 본 모습이었다. 이것이 나의 현재의 참 모습 이라면 앞으로의 나의 모습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 오늘의 경계가 나를 한참 키워 놓고 있었다. 많이 부끄럽고 자책을 하면서 평소 나의 모습이 이랬지 하는 생각을 했다. 오늘의 경계에 나를 돌아볼 수 있어서 감사한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