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택 2011-04-05 15: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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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동사무소에 가서 주민등록등본이나 인감증명서를 뗀다. 이처럼 종종 관청에 가서 각종 증명서, 확인서 등을 뗄 일이 생기고 혼인신고, 전입신고, 출생신고처럼 신고할 일도 생긴다. 2008년부터 호적(戶籍)이 폐지되고 가족관계등록부가 생겨 '호적등본'이 '가족관계증명서'로 바뀌었다. 가족관계증명서에는 본인과 부모, 배우자, 자녀만 올라서 시집간 딸은 있고 며느리는 없다.
각종 신고나 증명서 발급 같은 민원업무(民願業務) 때문에 민원인이 관청을 찾아가면 그 일의 담당부서나 담당자를 금방 알기 어렵다. 그래서 민원업무가 많은 관청은 따로 민원실을 두어 한 자리에서 수많은 사람을 상대로 일을 처리한다. 분당구청도 그런 곳의 하나인데 나는 매주 1회 오후에 그곳 안내데스크에 앉아 찾아오는 분들에게 필요한 안내를 한다.
안내자는 질문을 받으면 민원실에서 처리할 일인지 다른 부서에서 처리할 일인지 가려 해당부서를 안내한다. 그 중에는 아예 시청, 동사무소, 차량등록사업소 등 다른 관청으로 가야할 일도 있다. 나는 4년간 그 일을 했지만 아직도 잘 모르는 때가 있고 직원에게 물어도 한참 알아본 뒤 답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혼인신고서를 작성하다가 본(本)을 한자로 적지 못해 도와준 적이 여러 번이다. 요새는 행정전산망이 발달하여 전 같으면 여러 관청을 찾아가야 했던 서류를 한 자리에서 발급받게 된 경우가 많다. 또 분당구청에는 각종 증빙서류의 무인발급기(無人發給機)가 설치되어 예컨대 등기부등본을 등기소에 가지 않고 스스로 뽑아낼 수도 있고, 어떤 서류는 딴 관청을 찾아가는 대신 팩스(Fax)민원으로 두세 시간 만에 발급받기도 한다.
민원인 중 컴맹인 노인들은 무인발급기 사용 뿐 아니라 서류복사나 팩스발신도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
"May I help you?". 드물지만 낯선 외국인을 안내해준 적도 있다. 젊은 캐나다인의 체류지변경신고를 도우면서 서류를 어떻게 기입하는지 보니 서툴지만 한글을 썼다. 입국 수년째인 어학원강사라고 했다. 한 러시아인은 우리말을 제법 잘 했고, 한국인 아내, 장모와 함께 온 어느 중동인은 우리말이 유창했다. 한국으로 시집온 젊은 대만여성은 한국어 교육기관을 찾아달라고 영어로 말하여 알아봐주었다. 국제화시대의 한 단면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 나이 지긋한 여성이 나를 한참 쳐다보다가 물었다. “혹시 김태문씨 아니세요?”. 낯이 익은 듯했지만 얼른 생각나지 않아 머뭇거리자 “최xx씨 아내에요”. 10여 년 전 작고한 대학친구의 미망인이었다.
봉사활동이라고 좋은 소리만 듣는 것은 아니다. 하루는 60대 노인이 어떤 담당부서를 묻기에 어디일 것이라고 답했더니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거기 앉았느냐”고 화를 내었다. 나이든 민원인이 공무원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래고래 고함지르는 광경도 몇 번 목격하였다. 내가 달래기도 했지만 그 같은 성격을 가족들은 어떻게 감당할까?
이러한 분당구청 민원안내를 원불교 분당교당 봉공회가 근10년째 맡아 하는 가운데 매주 10여명의 교도들이 오전, 오후로 조를 짜서 묵묵히 봉사한다. 민원실 공무원은 물론 더러 민원인들 중에도 우리에게 “수고 하십니다”고 인사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의 민원실 봉사는 “공익심 있는 사람이 되자”는 ‘일상수행의 요법 9장’을 무아봉공(無我奉公)으로 실천하는 일이다. 나는 그런 봉사를 할 수 있는 건강을 가진 것에 감사한다.
(2011년 4월)
보보일체대성경 하신 모습에 우슬착지 합장공경합니다. 조제민 | 11-04-16 07:05 | 댓글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