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이사했습니다.

윤성욱 | 2011-05-23 15:22:58

조회수 : 1,972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철쭉은 다~ 지고 잎만 남은 그 사이로 나팔꽃이 빼꼬롬히 얼굴을 내 밀고 비를 맞고 있습니다. 토끼풀도 꽃을 피워 향기를 날리고 있고 아카시아가 흐드러지게 하얀 얼굴을 매달고 있습니다.
학교는 조용하게 빗속에 누워 온 우주를 품고 있습니다.

비가 오면 차분해져서 평소에 바람처럼 흩날리며 산란하기만 하던 가벼운 마음도 제법 진득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럴때면 또 다른 새로운 많은 생각들이 이내 들어 차고 또 나가고를 반복합니다만....

이사를 했습니다. 드디어....
지난 16~17일 양일간에 이삿짐을 꾸려 내려왔고 엊그제  다시 올라가 아름마을 집의 잔금 처리등을 모두 마치고 아이들 꾸려 논 살림도 좀 봐 주고 내려왔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정말 내려 온 것 같습니다.
화순읍의 아파트에 자리를 틀고 이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해야 합니다.
오랜 동안 늘 그려왔었지만 막상 닥치니 설레는 기대와 함께 마음 한 쪽은 미지의 생활에 대한 두려움도 있습니다.
40년간을 서울과 그 근처에서 살다가 이제는 도회인 광주까지 가려면 15Km를 나가야 하는 시골로 내려 온 것 입니다.
과연 잘 살 수 있을 것인지~~~~.

화순은 광주 곁에 붙은 인구 7만의 한적한 시골입니다.
몇 발자욱 떼어 도(?)심을 벗어나면 읍내라고 해도 바로 모내기 준비하는 논이고 감자가 파랗게 자라오르고 보리가 이삭이 패어 바람에 하늘거리는 그런 밭이 지척인 아~~주 평범한 시골이지요. 아직도 연두색 새 잎의 색갈이 온몸이 저리도록 예쁜 감나무도 아무 곳에서나 무더기로 볼 수 있는...

사람들도 한가하고 여유롭습니다. 아주 답답할 정도로.....
마치 천천히 변하지 않는 가운데 변하는 변,불변의 자리처럼....
남의 일에도 아무런 거리낌없이 쉽게 참견하려 하고, 그러다보니 말도 많다고 합니다. 조심해야 한다고...
이제 시작해야지요.
이런 저런 이곳의 특성을 알고 거기에 맞추어 사는 지혜를 얻는 일을....

광주교당까지는 차로 대략 30분정도 걸립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교당으로 또 다시 시작합니다.
아예 모르는 곳은 아니니 별 무리없이 적응하며 살 수 있을 것이라 믿어 봅니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분당교당과는 그 분위기가 너무 차이가 나고 또 어르신들이 많아 아마 저 정도면 아주 새파란 젊은이(?!!!!)에 속할 것 같아 쪼~~끔 불안해집니다.

그동안 분당교당에서의 즐거웠던 시간, 은혜 가득했던 일들, 법향이라고 해야 할 너무도 훌륭하신 도반들.... 좋은 추억을 가지고 올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그곳에서 살았던 세월 동안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원래 워~낙 천성이 둔하고 겁래의 습이 두터워 무수히 많은 격려와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공부를 이루지 못함은 안타까우나 제 스스로 둔하고 재주 없음을 아는지라 앞으로도 꾸준히 이 법을 벗어나지 않고 생을 지속하다보면 차차 좋아져 지혜의 문로가 열릴 것으로 믿습니다.

그 사이에 비가 우선하고 하늘이 빼~앤 합니다.
새소리가 잊었던 것처럼 다시 들립니다.
바쁜 시간이지요. 저 놈들 한테는.....
저야 모르고 있으니 안 그렇습니다만....

분당교당의 모~~~든 교도님들!
헤어짐은 섭섭한 마음 가눌 길 없으나 이것 역시 인연이라 여기시고 내내 평안하시고 모두 부처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윤성욱/한성민 합장.

PS. 그래도 서운한 맘 가눌 길 없어 사진 한 장 올립니다. 저희를 보듯이 보아 주십시오.


 

 



  • 6단에 큰 자리가 비워져 있음을 이제서야 느낌니다.
    항상 곁에 계시다가 안보이시니 매주 법회 출석체크를 하는 제마음이 허전합니다.
    화순은 지난봄 세량지에 가본것 이외에는 없지만 참 조용하고 편한 곳 이더군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생활 보내시길 바람니다.
    신도광 | 11-05-23 18:13 | 댓글달기
  • 도광님. 우리 훌륭하신 중앙님! 무슨 말씀을....
    제가 6단에 있은 적이 잠시. 뭐 저의 있고 없음이 새삼스러울게 있겠습니까?
    훌륭하신 단장님과 중앙님이 계시니 앞으로도 교당의 중심단으로 활동을 잘 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같이 못하는 제가 아쉽고 안타깝지만 저는 저대로 또 새로운 환경에서 느긋하게 새로운 인연들과 같이 지내 볼 생각입니다. 어찌될른지 두고 봐야지요.
    감사합니다.
    윤성욱 | 11-05-25 13:54 | 댓글달기
  • 반갑습니다. 몸은 멀어도 마음은 함께 함을 느낍니다.
    공기 좋고 풍경 좋은 자연과 함께 하시니 교수님께서
    시인이 되셨네요.
    바다를 배경으로 두분의 모습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행복하셔요.
    김형안 | 11-05-23 21:27 | 댓글달기
  • ㅋㅋ.. 캼샤합니다. 형안도사님.
    시인이 된게 아니라 본래 시인입니다.
    다~ 그 놈이 그 놈인 게지요.
    윤성욱 | 11-05-25 13:56 | 댓글달기
  • 죄송합니다만, 사진 쥑입니다... 꼭 이렇게 티를 내야 직성이 풀리시는가 봅니다. 평소엔 안그러면서... 아무튼, 많이 섭섭합니다. 이사하기 전날 준산님께서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셨지요. 함께 잔을 부딪치며 지나간 얘기 많이 했는데... 화순에 한 번쯤 가겠습니다.  아이들 잘 지도하시고 함께 모셔야할 어머님과 형수께 좋은 아들, 기똥찬 남편 되시고요... 정종문 | 11-05-24 18:18 | 댓글달기
  • 간들 아주 간 것은 아니라 했잖습니까?
    정부회장님과의 각별했던 인연을 늘 고맙고 행복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즐겁고 즐거운 한 세상 만드십시오. 저도 계속 곁에서 보며 행복하게~~
    그리고 화순에 오신다면 환영하지요.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윤성욱 | 11-05-25 13:47 | 댓글달기
  • 사귈 시간 없이 그리 훨 떠나시더니---참 참 입니다.
     고향에서
     크게 안택하시고
     좋은 소식 주세요

    화순은 운주사 가  증명하듯이
    옛부터 활불을 꿈 꾸는 곳
    처처불상 사사불공이 이뤄지는 지역인듯 했어요.

     빛고을은 대종사님출생한 도 입니다.
    민주화의 도시  광주!
    대종사님 교법으로
    너른 세상의 빛으로 찬란해 지도록

    교화대 불공에 힘이되시길 빕니다.
    이선조 | 11-05-25 07:00 | 댓글달기
  • 교감님께서 직접 답글 올려주시니 황송할 뿐입니다.
    인연따라 오고 갈 뿐입니다.
    교감님과의 인연이 분당교당에서는 그러한 것이리라 짐작되어 아쉬울 뿐입니다.
    그러나 그 인연이 어디 가겠습니까?
    차근차근 천~천히 인연의 길을 가겠습니다.
    느~을 평안하십시오.
    윤성욱 | 11-05-25 13:45 | 댓글달기
  • 형님 행복하신 두분모습 항상 기억하겠습니다,  구수한 말씀도 자주 생각나네요...한달지나 이글을 보며  두분을 다시 기억코자 합니다 이명원 | 11-06-23 15:17 | 댓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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