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애 2011-07-25 00: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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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교도라 교당 모든 행사에 참석하는 일만 해왔다. 다만 손님 역할만 해온 게 사실이었다. 교무님들과 선배 교도님들이 준비하시는 정성이 얼만지 헤아려지지도 못할 만큼 나는 교당에서 새내기였다.
그러던 지난 4월, 대각개교절 날 당일 행사 준비를 하는 과정을 처음으로 지켜보았다. 이른 아침부터 일일이 꽃을 손질하여 법단에 꽃꽂이를 하셨다. 그리고 전날 저녁부터 여러 여자 교도님들은 색색의 화과와 들차를 준비하셨고, 중앙공원에 직접 대중들에게 대접하시며 원불교와 분당 교당을 알리러 나가셨다. 또 다른 교도님은 공양실 부엌 정리를 조용히 하셨다. 나를 포함해 목요 공부에 참여하는 젊은 교도들은 연극 소품을 제작하는데 물품 사고 그리고 붙이는데 오전 시간을 다 보냈다.
오랜 연습을 하고 무대 공연을 하는 것처럼 대각개교절 기념 법회와 행사는 가장 기쁘게 그리고 완벽하게 무대에 올려졌다. 손으로 연꽃 모양 코사지를 만들어 교도 모든 분들의 가슴에 꽂아 주시는 원로님들의 수고에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더욱 놀라게 한 것은 공양 순간이었다. 떡과 김밥 과일을 일일이 개별 포장하여 놓은 모습을 보면서 대체 언제 누가 저걸 다 했을지 놀랄 정도였다.
그날 나는 깨달았다. 교당이 그냥 저절로 돌아가는 게 아님을 알게 되었다. 어느 하나 소홀하지 않고 모든 일에 정성과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한 마음으로 내 일처럼 바쁜 가운데 나섰고 시간을 보탠 자발적 참여에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주인과 종의 삶은 아마 그런 것일 게다. 주인은 자기 일처럼 뭐든 여기고 정성을 들인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두루 좋게 하려고 애쓸 뿐이다. 하지만 종은 자기의 힘들인 것만 생각하여 나의 수고로움을 알아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기도 하고, 결과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비판과 험담에 참여한다.
만약, 이번 대각개교절에 낮에 와서 잠깐 저녁 행사 준비 과정을 지켜보고 작게나마 참석하지 않았다면 나는 여느 때처럼 손님의 자리에서 판단하고 아쉬움에 더 많이 나를 두었을 것이다.
축제에 주인이 되어야 한다. 시간과 마음을 내어준 사람만이 즐겁고 흥겹게 그리고 두루 기쁘게 나눌 줄 아는 축제를 누릴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칭찬과 격려의 힘이다.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건 그건 그냥 되는 일이 아니었다. 가수도 대중에게 가장 좋은 노래를 부르기 위해 수 백 번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라간다. 작가들은 하나의 작품을 쓰기 위해 인물과 역사 그리고 사회를 관찰하고 한 자 한 자 써낸다. 그 과정은 정말 노동이며 모든 일상과의 단절의 시간이다. 영화관에서 마지막에 올라가는 자막을 보면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작품을 완성해냈음을 알 수 있다.
그것들에 비판하고 험담하는 사람보다 우선 그들의 수고로움에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다음에 또 우리 세상을 보고 작품으로 새롭게 만날 수 있도록 격려를 보내는 사람이 더 훌륭하고 주인의 삶을 사는 주인공이다.
그러면 누구도 재능 없음에 좌절하거나, 어려운 환경에 꿈을 잃는 이들이 훨씬 적을 것이다.
가끔 지금의 내 모습에 실망하고, 내가 선 자리가 부끄럽고 답답할 때가 많다. 그런 마음가짐에서 나오는 말과 행동은 활력이 없고 슬프기까지 하다. 내 자리에 최선을 다하는 나를 격려해주는 사람이 있고, 다시 일어설 기운을 얻는다면 나는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지는 않을 것이다.
가정이든 일터이든 자신의 자리에서 일을 해 나가는 모든 이들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대종사님 계신다면 아마도 기쁘하실 것 같습니다.
교당에 오신지 얼마 안 되어셨는데 자신의 마음을 살펴 아는 공부를 하시고,
챙기는 공부도 하시고, 원리를 아는 공부도 하시고
이것이 정전 마음공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늘 깨어있다는 것은 아마도 늘 자신을 살핀다.
들여다 본다. 혹은 대중 잡는다.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이 행복이고 삶이겠죠.ㅎㅎㅎ
언제나 주인되는 삶 멋잇습니다.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ㅎㅎㅎ 김형안 | 11-07-29 11:09 | 댓글달기
얼마전 가훈을 바꾸었습니다.
아이들이 성년이 되기전 가훈(믿음 희생 사랑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처럼 자라길 바랬습니다.
아이들이 성년으로 자란 후 "그저 바라보고 박수 쳐 주자"로 가훈을 바꾸었습니다.
간섭하지 않고 서로 믿고 잘될거란 신념으로 박수 쳐주면 모든일이 잘되어가겠지요. 실제로도 그러하구요.
김경애님! 박수쳐 드립니다. 최명찬 | 11-07-29 17:30 | 댓글달기
경애님이 바로 불보살 이시네요.
외국인들은 모르는 사람을 봐도 웃음을 보냅니다. 먼저 칭찬하고 웃으주는것도 자기를 낮추는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주인임을 잊지말고 칭찬과 격려로 화기애애한 법당을 만듭시다. 감사 합니다. 박덕수 | 11-08-06 08:54 | 댓글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