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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소풍

김인택 | 2011-11-03 13:48:48

조회수 : 2,220

 

                              가을 소풍

                                                                        김인택

  소풍(逍風), 이 낱말은 초중고교 시절에 우리를 얼마나 들뜨게 만들었던가? 소풍은 일제(日帝)강점기를 포함한 이전에는 원족(遠足)이라고 했다. 그날 어머니가 도시락에 삶은 계란을 넣거나 사과 한 개를 싸주면 최고였다.
   

  지난 10월 26일 2단 단원일동이 가을 소풍을 떠나기에 앞서 나는 어린 시절과는 다르지만 좀 들뜬 기분이 들었다. 그날 우리 단원 8명은 관산 김우형님이 운전하는 교당 봉고차편으로 경부, 영동, 중부 고속도로를 거쳐 긴 죽령(竹嶺)터널을 지나서 200km 남짓한 거리의 경북 영주시(榮州市)를 다녀왔다.
 

  중부고속도는 중앙선(中央線)과 비슷한 코스를 달리는데 중앙선은 내가 ‘40년대 후반과 ’50년대 후반 학생 시절 방학 때 애용했던 터라 감회가 남달랐다. 중앙선은 태백산맥과 나란히 산악지대를 달려 유난히 터널이 많은 중에 죽령과 치악산에는 긴 똬리굴이 있다.

  옛날 청량리(또는 서울역)-영주 간을 만원열차에서 8시간이나 시달리며 터널을 통과할 적마다 손수건으로 코를 가려도 석탄 기관차가 내뿜는 연기 때문에 코언저리가 시커메졌었다.  
   

  하행 길은 영주I.C.를 거쳐 동신석재 현장으로 직행하여 유영준 사장님(능타원 김원법님의 부군)의 안내로 석산을 견학했다. 엄청난 규모의 채석장과 가공시설을 돌아보고 사무실에서 회사의 발전과 안전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린 뒤 영주시내 한우전문식당에서 푸짐한 점심대접을 받았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식후에 바로 부석면의 신라시대 고찰인 부석사(浮石寺)로 향했다. 나로서는 고교시절에 이웃 영주군의 그곳으로 트럭 적재함에 타고 소풍간 것을 비롯하여 네댓 번째다. 연도에는 빨간 사과가 열린 사과밭이 많아서 구미가 당겼다. 입구 주차장부터 관광객이 붐비는데 노랗게 단장한 은행나무와 새로 만든 인공폭포가 멋이 있었다.
 

  좀 가파른 길을 따라 ‘태백산 부석사’란 현판이 걸린 일주문을 지나 오르는 길가에는 노란 잎이 달린 은행나무가, 주변에는 빨간 열매가 달린 사과나무가 줄지어 섰다. 보수공사 중인 층계를 옆으로 돌아 안양루(安養樓)를 지나 고려시대 건축물로 유명한 무량수전(無量壽殿)에 이르러 잠시 부처님께 참배한 뒤 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절을 내려오다 인공폭포 앞에서 뜻밖에 대구-경북교구의 교구장님 일행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다. 수산님이 동행하신 때문이다.
 

  다음 행선지는 순흥면(順興面)의 유명한 소수서원(紹修書院). 중종 때 풍기군수 주세붕(周世鵬)이 세운 백운동(白雲洞)서원으로 뒤에 명종이 소수서원이란 친필 편액(扁額)을 내린 첫 사액(賜額)서원이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내가 작은 상자에 든 사과를 샀더니 모두 따라서 샀고, 아주머니는 덤으로 몇 개씩을 더 얹어주었다.
 

  소수서원은 부석사와 가까워서 한꺼번에 관람하기 마련인데 몇 년 새 주위에 ‘영주선비촌’과 소수박물관 같은 시설이 추가되어 볼거리가 훨씬 늘었다. 우리는 시간 관계로 아쉽지만 소수서원만을 둘러보고 바로 귀로에 올랐다.
  상행 길은 풍기I.C.에서 고속도로에 들어서 오전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다.
 

  영주시 풍기면(豊基面)은 인삼과 인조견(人造絹)으로 유명한데 개성(開城)과 관련된 특별한 사연이 있다. 옛 정감록(鄭鑑錄)에 난리 때 안전한 피난처로 십승지지(十勝之地)를 꼽았는데 그 중에 풍기(신도안과 함께)가 포함되어 일제 때부터 개성인들이 많이 피난을 와서 인삼제배와 인조견장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래서 풍기에는 개성인의 후예가 많은가보다.
 

  우리는 쾌청한 가을 하늘이 활짝 개이고 도로변의 산야가 아름다운 단풍으로 단장한 가운데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눈과 입이 함께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그날 찍은 사진을 내가 컴퓨터로 옮기다 전부 날려버린 것은 매우 안타깝고 미안한 노릇이다.              

  • 작년 겨울 전교당에 근무시절 풍기로 영주부석사로 안동으로 영덕으로 영해로 여행한 일이 있었습니다.
    영주부석사는 화엄사상을 보여주는 듯한 경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부석자 문설주에 기대고 저녁노을 보며 부석사가 연꽃의 가운데에 서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단에 사오신 사과는 병원에 치료중인 노혜수교무님도 드리고 교당에서 아침마다 전시과후식으로 바쪽씩 먹었습니다. 가끔씩 부탁 드립니다.
    이선조 | 11-11-04 09:07 | 댓글달기
  • 어르신들 참 보기 좋으십니다.
    늘 건강하시고 우리 교당의 기둥되어 버팀목 되어주십시요.
    박덕수 | 11-11-09 11:12 | 댓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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