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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독 대

김성규 | 2012-01-28 06:47:42

조회수 : 1,956

    장  독  대

                                (3단) 김 성 규

눈이 오면, 함박눈이 오면
그 옛날 시골집 
할머니랑
장독대가 생각이 난다.

장독대 위에 소복하게 쌓인 하얀 눈과
그리고
그 큰 빠알간 홍시 감도.
 

타닥타닥 아궁이에서
마른 솔가지들이 불똥을 튀기며
타들어가는 소리가 재미있어
할머니 곁에 쪼그리고 앉기를 좋아하던
어린손자는

혹 할머니가
간장이라도 뜨러 가실라치면
쪼르르 앞장서 장독대로 쫓아가
간장독 뚜껑위에 소복이 쌓인
눈들을 얼른 손으로 쓸어 놓곤 했었다. 

그러면 할머니는
어느새 간장독 옆 입 큰 항아리를 열고
농익은 빨간 홍시 감 하나를 꺼내
손자 손에 넘겨주시곤 하셨다. 

장독대 옆에는 제법 키 큰 감나무랑
석류나무가 서 있었다.  

눈이 오면, 함박눈이 내리면
그림처럼 소복하게 흰 눈을 이고 섰던 
장독대가 생각이 난다.

그리운 할머니 
할머니가 사시던
그 시골집
예쁜 장독대가 눈에 선하다. 
 

               (2012.1.28.)

  • 장독대 읽으면서 저도 우리할머니생각이 납니다.신혼살림을 수유리에서 시작했는데 그때  지팡이짚은 꼬부랑 친할머니가 장독대에 간장담으라고 한아름큰 장독을 사주셨어요.숙산님어릴때 할머니사랑 많이 받았을것 같습니다. 박덕수 | 12-01-28 18:34 | 댓글달기
  • 함박 눈 쌓이는 날

     

    오늘같이 함박눈이 오면

     우뜸 아랫 뜸 향하여

    얘들아 눈사람 만들자

    강아지처럼 들떠 있었다.

     

    주먹 눈  굴려

    큰 덩어리 되기까지

    실장감은 눈에 져져

    가죽으로 뻣뻣하여 졌고

     
    솔잎으로 머리 심고

    숯덩이로 눈코 붙이고

    팥알로 입술 심고

    목도리 에 태극기 꽂고

    대문 앞에 문지기로 서 있었다.

     

    온종일 심심할까

    아는 노래  불러 주고.

    할머니는 그 사이

    사랑채에 소죽 만드시고

    솔잎연기로 구운

    모락모락 김이나는 노란고구마

    입가에 들이대며

     
    아가, 고구마 먹고놀아라

    아가, 손 말리고 놀아라.

    김이 나는 음성으로 추위를 녹여주셨다.

     
    눈이 쌓인 머리털

    옷소매로 닦아주시며

    함박눈이 오시니 풍년들어

    우리 강아지들 배부르겠다. 하셨다.

     

    함박눈이 내리고 쌓이는 오늘

    매화꽃무늬 커피 잔에

    할머니 사랑담아

    따끈한 차를 마신다.

     

    오늘 같이 눈이 쌓인 날은

    군고구마처럼 따뜻했던

    할머니 그 음성이 들린다.

     
    오늘 같이 함박눈 내리면

    우뜸 아랫 뜸에서 놀던

    그 친구들 생각난다.
    이선조 | 12-02-08 17:04 | 댓글달기
  • 그저 어렸을적 추억에 한동안 눈을 감습니다.
    그때는 세월이 길어서 변화도 작았지요.
    얼굴도 못뵌 할머니 할아버지도 그렇게 사셨을 것 같고, 아버지 어머니는 이렇게 사셨습니다. 저도 그 끄트머리에 기대에 그렇게 살았습니다. 어렸을적 시골 생각이 밀려듭니다. 아릅답던 시절....
    정종문 | 12-02-10 17:50 | 댓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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