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조 2012-11-27 13: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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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
이선조(순주) 교무
아롱다롱 어여쁜 가을날, 어머니가 계시는 고향 금마집 으로 갔다. "어서 와!" 어머니의 반기는 목소리는 언제나 따뜻한 여운을 만드신다. 그래서 집에 간다고 생각만 해도 '어서와!' 하시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종소리의 여운처럼 들린다.
앞마당에 밤하늘이 들어와 앉았다.
종소리가 들린다.
아련히 숨죽여 들린다.
시대산 넘어 들려오나보다. 종소리 출처를
귀 기울여보니 중도훈련에서 시대산을 넘어
오는 종소리다.
이렇게 가까이 종소리가 들리다니.
여운은 아련한데 종소리는 훤히 남아 있다.
아련히 멀어져 간다.
메아리 없는 골짜기에서 들리는 소리도
이렇게 아련하게 들려온다는 것을
여운이 남아서 확인된다.
나를 탓하는 상대방 소리가 가슴 아픈 여운으로 남는 일이 많은데
나를 좋아하는 소리도 종소리 여운처럼 오래 남는다.
내 음성이, 내 말들이
종소리처럼 맑은 여운으로 남아 있으면 좋겠다. 는 생각이 든다.
날이 밝아오는 여명 속에 은은히 어젯밤에 들었던 범종소리가
차분히 들려 왔다.
얼마나 닦아야 얼마나 슬퍼해야 쏟아져 나오는 음성마다 저 종소리처럼 맑고 청하하고 은은한 삶의 여운으로 남을까?
꿈을 다지며 원불교 총부가 있는 익산에 들러 기념품매장에서 직경 80cm가 되는 경종을 구입했다. 대법당에서 울림을 들어보니 신비스러운 종소리의 여운에 영혼이 빨려 들어갔다. 제민 회장의 체어맨 자동차가 짐차로 바뀌어 지며 경종과 목탁이 분당대법당으로 옮겨졌다.
분당대법당 불단에 앉아 경종을 치며 선 정진에 들었다. 딩~~~ 소리가 커질 때 들이쉬고, 디~~~잉이 줄어들 때 내뿜는다. 여운 따라 몰입되며 소리를 잊을 지경에 들어갔다. 몰아(沒我)의 경지였다.
부처님 화두 중 '메아리 없는 골짜기' 하나를 얻은 듯했다. 시비와 분별도 끊어진 청아한 여운이 몰입되어 훤히 밝아졌다.
참으로 평안하고 밝은 기운이 차분하게 온몸을 감싸 안았다. 평안한 영혼의 빛이 길이 되어 숨소리도 들리지 않고 여운 속으로 내려앉았다. 정성이 생겨 경종 치는 일에 일심과 흥미가 생겼다. 여운이 오래 오래 가더니 법당 안에 가득했다.
더 듣고 싶은 애인의 음성처럼, 바른 길을 인도하시는 스승의 자비의 음성처럼, 스스로 숙성되어 발아된 품격으로 여운은 슬픔을 삭여 혼을 담아 울리듯 가슴을 파고든다.
나도 저 경종소리의 여운처럼 여운을 남기는 참소리, 시름을 다 녹여주는 여운 있는 사람이 되리라. 얼마나 울어야 경종소리의 여운처럼 맑을까? 얼마나 닦아야 그 여운이 될까? 나도 만능(萬能) 만지(萬智 ) 만덕(萬德)을 갖춘 여운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감사합니다. 유신화 | 12-11-28 09:22 | 댓글달기
언젠가 잊혀질 우리들, 그러나 오래토록 맑은 여운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정진할께요. 박덕수 | 12-11-28 13:25 | 댓글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