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사랑은 돈이외다!'

김성규 | 2013-03-09 07:10:26

조회수 : 1,896

                  사랑은 돈이외다!

                                                                                                                            3 단    김 성 규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L.N.Tolstoy)가 거리를 걷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걸인이 톨스토이를 알아보고 두 손을 내밀어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위대하신 작가님, 저를 좀 도와주십시오.”
톨스토이는 주머니에 손을 넣었습니다. 그러나 주머니에는 단 한 푼도 없었습니다.
그 는 걸인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 어찌할 줄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걸인의 손을 덥썩 잡으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미안하오, 내가 가진 것이 없구려.”
톨스토이는 한 참 동안 걸인의 손을 잡았습니다. 맞잡은 손에 뜨거운 물방울이 떨어졌습니다. 그것은 걸인이 흘린 감격의 눈물이었습니다.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은 제게 돈보다 훨씬 소중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제게 돈을 던져주는 사람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손을 잡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 톨스토이의 일화(逸話)는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만, 나는 이 이야기를 떠올릴 때면 꼭 고등학교 시절 어느 여름날 밤, 남산길을 함께 걷던 친구들이 생각나곤 합니다.
  
친구 셋이서 책가방을 낀 채 달빛이 환한 남산(南山)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딴에는 제법 진지한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걷고 있었던 듯합니다.
한 참을 그렇게 내려오다가 우리는 좀 한적한 길가에서 어떤 할머니 한 분을 만났습니다. 할머니는 쭈빗쭈빗 우리들에게 다가오시더니시골집에 돌아갈 차비를 보태달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셋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다가  각자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학생버스표 몇 장을 할머니 손에 쥐어 드렸습니다. 그게 우리들이 가진 전부였습니다

우리들은 할머니와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마치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모두 다 입을 다문 채 한참을 말없이 길을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 그런데 고개를 숙인 채 땅만을 내려다보며 걷던 한 친구가 갑자기 모자를 벗어 땅바닥에 내동댕이를 치면서 울부짖듯 소리쳤습니다.
사랑은 돈이외다!”라고. -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까만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말입니다. 허공에 울려 퍼지는 친구의 울부짖듯 하는 소리를 듣는 순간 우리들은 모두 얼어붙은 듯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를 못했습니다. 누구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우리들은 그 친구의 마음을 서로 이신전심으로 읽고 있었던 것입니다.
불빛이 희미한 길이라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때 친구의 눈에는 뭔가가 가득 고여 있는 듯 했습니다 

많은 세월들이 흘렀지만, 그때 그 남산길에서의 '할머니와 버스표이야기는 지금도 가끔 아련하게 그때를 생각하게 하곤 합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칠십년이 걸렸습니다.”라고 하신 말씀과 함께, 또 저 톨스토이와 걸인의 이야기와 함께 말입니다 

참 아스라한 옛날이야기입니다. (*)

  • 사랑은 정외오다.
    정은 사랑을 낳고
    사랑은 돈을 부릅니다.
    좋은글 즐감 합니다.
    이선조 | 13-03-09 07:52 | 댓글달기
  • 감동적인 글입니다.
    지금은 거의 없지만 옛날(40-60년대)에는 구걸하는 사람이 많았지요.
    특히 춘궁기에 양식이 떨어져 집집이 밥을 얻으러 다니는 모습---
    그 때 종종 듣던 말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
    김인택 | 13-03-10 18:01 | 댓글달기
  • ....^^* 조성주 | 13-03-12 18:11 | 댓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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