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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적과 온천을 돌아본 일본여행

김인택 | 2013-05-15 14:13:42

조회수 : 2,497











 

                          문화유적과 온천을 돌아본 일본 여행    
                                                                                                         김태문
 

  4월 12일부터 15일까지 일본 킨키(近畿)지방과 큐슈(九州)지방을 여행하고 왔다. 나는 아내와 아우와 함께 남녀노소 25명으로 구성된 단체관광에 어울렸는데 댓 명의 70대 중에서 제일 연장자였다. 3박4일 일정이었지만 출국은 이른 아침, 입국은 늦은 밤이어서 관광은 나흘을 알차게 했다.
 

  일본은 역시 구석진 곳까지 깨끗한 나라라는 것, 엔저 때문에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는 것을 느꼈다. 일본은 지진과 온천의 나라라는 것도 실감하였다.   


  4월 12일(금)

  첫날 새벽에 인천공항으로 가서 9시 비행기를 타니 간단한 샌드위치와 음료가 나왔고 11시 조금 전에 칸사이(關西)공항에 도착하였다. 오사카(大阪) 앞 바다를 매립하여 만든 칸사이공항에 들린 것은 9년만이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바로 코베(神戶)시 해안으로 가니 memorial park에는 ‘95년 그 지방을 강타했던 대지진(강도 8.0)의 흔적이 남았고, 이웃한 harbor land도 잠시 돌아보았다.
 

  이어 오사카로 가서 오사카성을 들렀다. 400여년 전 임진왜란을 일으켰던 토요토미(豊臣秀吉)의 본거지였던 곳으로 규모가 상당히 컸다. 둘레의 2중 해자(垓字)를 지나 토요토미가 거처했던 8층의 천수각(天守閣)을 밖에서 둘러보기만 하고 내부 박물관은 시간관계로 구경하지 못했다. 배가 고파서 500엔 짜리 삶은 옥수수로를 사먹었다. 벚꽃은 다 지고 겹벚꽃만 피어 있었다.
  
나는 수년전 출장길에 오사카에서 오사카성과 시텐노지(四千王寺)를 구경한 적이 있다.
 

  다음에 시내 토톰보리(道頓堀) 거리 및 이웃한 신사이바시(心齋橋) 시장을 거닐었다. 대중 음식점이 많은 도톰보리는 서울의 명동거리, 신사이바시는 남대문시장과 비슷했다. 음식점 사이에 가끔 눈에 띄는 'XX상담소(相談所)' 간판은 술집소개소라고 했다.
 

  저녁 일찍 식당에 들러서 아침부터 샌드위치 한 쪽 밖에 못 먹은 허기를 달랬다. 이른바 ‘다베호다이(食べ放題)’식 샤브샤브 식당으로 배부르게 먹었다. 오사카 북쪽교외 한큐센(阪急線) 미나미센리(南千里)역 앞의 아담한 crystal hotel에 투숙하였다.


  4월 13일(토)

  5시반쯤 평소처럼 선(禪)을 하려고 앉아있는데 갑자기 침대가 앞뒤로 몇 번이나 흔들렸다. 순간 지진이구나 생각했고, 복도에서는 경보가 요란하게 울렸다. 이내 TV에서는 진앙(震央)이 코베 앞바다의 아와지시마(淡路島)인 진도6의 지진이 발생했고 오사카도 진도5를 기록했다는 긴급뉴스가 나왔다. 다행히 우리 호텔지역은 진도 3이었다.
 
 18년 전 강진의 피해를 겪은 코베지역에 재차 지진이 온 탓으로 그 뒤 며칠간 TV에서 대지진의 전조(前兆)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토론이 벌어졌다.
 

  일행은 일본의 천년고도(千年古都)인 쿄토(京都: 옛 이름 헤이안쿄,平安京)로 갔다. 시내에 들어서자 주말로 길이 막히기 시작했고 바로 유서 깊은 키요미즈데라(淸水寺)로 향했다. 절로 오르내리는 길은 가게가 즐비하고 관광객과 수학여행 학생들로 붐볐다. 이 절은 쿄토의 절경인 산자락에 위치하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국보인 이 절의 본당은 절벽 위에 바깥쪽으로 많은 나무기둥을 세우고 걸쳐지었는데 볼거리가 많다.
 

  다음에 헤이안진구(平安神宮)를 관람하였다. 백여년 전 헤이안천도(遷都) 1100주년을 기념하여 천도당시의 간무천황(桓武天皇)을 모시도록 창건되었는데 정문과 건물이 모두 밝은 주홍색으로 빛났다. 일본에서 중고등학생들은 우리가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남학생은 깃을 세운 상의에 바지, 여학생은 세일러복 상의에 주름치마로 된 검은색 교복을 입고 있었다.
 

  쿄토시는 일본의 대표적 역사도시로 2차대전시 미군이 폭격을 하지 않을 만큼 숱한 문화재를 간직한 아름다운 도시인데 이렇게 간단히 지나치기가 아쉽다.


  나로서는 세 번째 쿄토 방문이다. 처음은 ‘80년 봄 벚꽃이 만발한 때 LNG-6회의 참석차 1주일 머물면서 시가지와 킨카쿠지(金閣寺), 산주산겐도(三十三堂) 등도 구경하였다. 당시 개막식 때 왕세자(현 국왕)의 환영인사, 쿄토시립교향악단의 연주, 2천명이 참석한 국제회의가 동시통역으로 진행되던 일 등에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당시 우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도 없었다. 두 번째는 수년전 출장차 오사카에 머무는 동안 혼자 기차편으로 쿄토를 다녀왔다.   

  이어서 쿄토보다 먼저 약70년간 일본의 수도였던 나라(奈良: 옛 이름 헤이죠쿄,平城京)시로 향했다. 도시를 벗어나자 길가의 숱한 기와집 지붕이 모두 깨끗이 반짝거려 새로 이은 듯했다. 우리나라 기와는 반짝거리지 않고 더러 이끼도 끼는데 이들은 당국에서 돈을 대주고 모조리 새로 바꾸었는지? 식당에서 도시락 점심을 먹은 뒤 높이 뻗은 노송나무(檜木) 숲 사이를 걸어서 토다이지(東大寺)까지 갔다.
 

  절 입구에는 붐비는 사람들 사이로 숱한 사슴들이 과자를 얻어먹으러 어슬렁거렸다. ‘대화엄사(大華嚴寺)’란 현판이 걸린 높은 남대문을 들어서니 양쪽에 큼직한 목조 인왕상이 눈을 부라리고 섰다. 담장 속 대불전(大佛殿, 높이 49.5m)에는 8세기 중반 주조된 대불(大佛,  , 높이 15.7m)이 정좌했다. 이 절의 건립에는 백제 도래인의 후손이 참여했다고 한다. 대불전과 대불은 국보이다.
 

  인근 아스카(飛鳥)의 유명한 호류지(法隆寺)도 보고 싶었지만 일정에 들어있지 않았다.
 

  바로 오사카 남항으로 가서 오후 5시에 출항하는 큐슈(九州)행 명문페리에 탑승하였다. 5-600명이 탈 수 있는 1만 톤급 여객선으로 3층은 1등실이고, 2층은 2등실로 실외에 공중화잘실과 20여명이 들어갈 만한 공중목욕탕이 남녀용 따로 있었다. 배는 오사카에서 큐슈 북부 신모지(新門司)항까지 혼슈(本州)와 시고쿠(四國) 사이 세토나이카이(瀨戶內海)를 약12시간 항해한다. 도중에 통과하는 2개의 긴 혼슈-시고쿠 연결교량은 조명등이 볼만했고, 혼슈쪽은 도시가 거의 이어져 있었다.
 

  우리 가족 셋은 정원 8명의 선실을 차지했는데 2층으로 된 침대칸이 조금 비좁았지만 깨끗했다. 쿵쿵거리는 엔진 소리로 숙면이 어려웠다. 저녁과 다음날 새벽 두 끼 식사는 선내 식당에서 먹었다.


4월 14일(일)

  새벽 5시 반 신모지항에 도착하자 바로 버스를 타고 일본 최대의 온천지대 벳부(別府)로 향했다. 벳부로 가는 길에 작은 마을에 들러 ‘유노하나(湯の花)’를 구경했다. 온천지대에서 뿜어 나오는 광천(鑛泉)이 오두막집 속에서 노란 유황꽃으로 피어나는 것이다.


  벳부시에 도착하는 길로 효탄온천장에 들어갔다. 널찍한 실내 욕실은 천정이 높고 사람도 적어서 썰렁했고 밖에는 노천탕도 보였다, 나중 들어간 모래 찜질방은 너무 뜨거워 이내 나왔다. 이어서 ‘가마도(=화덕)지옥’을 관람하였다. 규모는 작았지만 코발트색, 핏빛, 진흙탕 등 각종 온천의 모습이 신기하였다. 느긋이 족욕을 하면서 뜨거운 온천물에 익힌 계란을 먹는 재미도 있었다. 근처의 큰 슈퍼마켓을 돌아보면서 저녁에 먹을 과일과 음료를 샀다.
 

  벳부 교외의 널찍한 뷔페식당에 들러 새벽의 부실한 식사로 허기진 배를 푸짐한 육류와 해산물로 채운 다음 서쪽의 유후인(由布院 또는 湯布院)을 향하여 높은 산악지대로 접어들었다. 유후인은 산수가 아름답고 공기가 맑아 당초 노인들의 휴양지로 알려졌는데 부근에 다양한 음식점과 기념품점 등 분위기 있는 가게가 들어서 지금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마을 안쪽 작은 킨린코(金鱗湖)를 비롯하여 여러 가게를 둘러본 뒤 다시 남쪽의 아소(阿蘇)로 향발하였다.

  아소시 교외의 한적한 식당에서 우동정식을 먹는데, 부모를 따라온 소녀가 차멀미로 토하고 늘어져서 발에 지압을 해주었다. 체한 음식을 토한 탓인지 내 지압의 효험인지 아이는 조금 뒤 일어나 음식을 먹었다. 이어 아소GrandViro Resort호텔로 가서 짐을 풀고 보니 창밖은 바로 녹색의 골프장이었다. 가이드의 귀띔대로 숙소 끝자락에 붙은 온천탕으로 가서 뜨듯한 물에 몸을 녹였다. 오늘은 오전에 벳부, 저녁에 아소에서 온천욕을 하는구나.


4월 15일(월)

  새벽에 다시 온천탕에 가니 밤새 남녀탕이 바뀌어 안내인이 없으면 실수할 번했다. 가이드 말로는 양기와 음기의 조화를 위해 매일 한차례 바꾼다는데 내부구조가 서로 달랐다.


  조식 후 활화산인 아소산(阿蘇山)으로 향했다. 큐슈섬 중심에 있는 아소산은 동서 18km, 남북 24km의 세계 최대급 칼데라 중에 아소오악(阿蘇五岳)이 있는데 그 중 연기를 내뿜는 나카다케(中岳, 높이 1506m)가 오늘의 목표이다.

  아소산서역(西驛)에서 버스를 내려 로프웨이를 타고 화구서역(火口西域)으로 올랐다. 크고 시커면 화구들 가운데 연기를 내뿜는 깊은 화구 속에는 고운 옥색을 띈 물이 고였다. 부근에는 만일의 폭발에 대비함인 듯 여러 개의 대피소가 화구를 향하여 마련되었다. 약간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다.
 
 연기 방향이나 날씨가 나쁘면 아예 로프웨이를 운행하지 않는다는데 다행이다. 우리가 주차장까지 약15분 걸어 내려올 때는 바람이 제법 세고 추웠다.
 

  10시반경 버스는 후쿠오카(福岡)를 향하여 북으로 달리다가 후쿠오카 조금 못미처 타자이후(太宰府)시에 들렀다. 옛날 외무부격인 타자이후가 있던 지역으로 현재는 텐만구(天滿宮)라는 진자(神社)가 있어 관광객이 붐빈다.

  일본에 진자(神社)가 많다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나는 일제강점기의 진자삼파이(神社參拜) 경험으로 진자는 일본황실의 선조를 모시는 곳으로만 알았다. 그런데 각 진자에 모시는 신은 다양하고 많은 일본인들은 진자를 찾아 소원을 빈다는 것을 처음 들었다. 텐만구는 대학자인 스가와라(管原道眞)을 모시는 진자로 일본 각지에 있다.
 

  일본인들은 이런 진자나 절에서 시험합격, 교통안전, 사업번창, 가족건강 같은 행운을 빌면서 항목에 따라 정가 300-1000엔 정도인 오미쿠지(御神籤: 부적 비슷한 제비뽑기)를 사서 참배한다.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진자를 돌아보았다. 오래된 우리네 절과 겉모습은 비슷하나 들어가서 참배하는 곳의 구조는 달랐다. 타자이후 거리에도 관광객을 상대로 많은 가게가 있었다.
 

  마지막 목적지인 후쿠오카시로 도착하니 밤9시 귀국편 비행기 출발까지 한참 남았다. 면세점을 돌아본 뒤 가까운 Hakata(博多) bayside museum 건물로 가서 엘리베이터로 port tower에 올라 70m 높이에서 하카타항과 후쿠오카시를 내려다보았다.
 

  다시 시내의 쇼핑센터인 canal city에서 흩어져 상가와 나카가와(那珂川)변을 구경하다가 요기를 하고 6시에 집합하여 후쿠오카공항으로 갔다. 비행기는 정시에 출발하여 10시반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지방행 마지막 공항버스가 끊어질까 조바심하던 이들은 겨우 시간을 맞추었고, 우리 부부는 가까운 아우네 집에서 잤다.                                                                                        (2013년 5월)


참고: 

킨키(近畿)지방: 오사카후(大阪府), 효고켄(兵庫縣), 쿄토겐(京都縣), 시가켄(滋
                        賀縣), 나라켄
(奈良縣), 와카야마켄(和歌山縣)        

큐슈(九州)지방: 후쿠오카켄(福岡縣), 사가켄(佐賀縣), 오이타켄(大分縣), 나가
                        사키켄(長崎縣), 
쿠마모토켄(熊지‘本縣), 미야자키켄(宮崎縣),
                        카고시마켄(鹿兒島縣)

고유명사의 발음: 한자(漢字)로 된 일본의 인명, 지명 등 고유명사의 발음은 알기
                         어렵다.
 한자를 때로는 음(音), 때로는 훈(訓)으로 읽는 등 헷갈
                         린다. 같은 절이지만 
나라의 토다이지(東大寺)와 쿄토의 키오
                         미즈데라(淸水寺: ‘세이스이지’가 아
님)를 전혀 다르게 읽는
                         다.      

  • 킨키지방과 큐슈지방을 여행하시고 오셧군요. 일본하면 깨끗한 도로, 질서, 지진, 신사, 노천온천욕,친절...절비한 작은 가게들 등이 기억나는 군요. 명타원님과 온천 여행을 하시는 모습이 참 행복해 보이시는군요. 그리고 강도 5의 지진을 직접 경험하셨다 하니 참으로 공포스러웠겠습니다. 마치 내가 다녀 온 느낌을 느끼도록 표현을 넘 잘 해 주셔서 행복했습니다. 감ㅅ합니다. 김형안 | 13-05-15 16:26 | 댓글달기
  • 어느새 또 일본을 다녀오시고  . . . . . 상세한 안내, 꼭 함께 다녀 온 듯 합니다.
    다음에도 더 많은 곳 데려가 주시기를 . . . . . 감사합니다.
    김성규 | 13-05-16 07:41 | 댓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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