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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법호 수산(秀山)에 대한 시시비비

수산 | 2013-10-19 09:17:41

조회수 : 2,650

                        

                      내 법호 수산(秀山)에 대한 시시비비

                                                                              수산 조 정제 
  나의 법호(法號)는 원불교 종단에서 내려준 수산(秀山), 빼어난 산이다. 종교생활 중에 그렇게 불리는 게 일상화되는 바람에 그게 나의 호칭이려니 익숙해졌었다. 헌데, 친구들의 모임에서 내 호를 밝혀놓고 보니 좀 어색한 듯 했다. 그제야 내 법호가 주제넘다는 생각이 늦게야 들었으니 참 한심하다.

   나의 대학 영문과 친구들은 다들 호를 갖고 있는데 산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 산자가 붙은 호가 많다. 산여(山如), 덕산(德山), 항산(恒山), 춘산(春山), 효산(曉山), 지산(志山), 화산(華山) 등등이다. 그 외에 멋을 부려서 백초(白初), 한사(閒沙), 청수헌(淸水軒), 운정(雲井)이라 부르는 친구도 있다.

   내게 지혜지(智)를 붙여서 지산(智山)이라는 호를 지어준 대학 선배이자 가까운 친구 草凡도 풀같이 널렸고, 잡초나 야생초같이 생명력이 질기다는 뜻이니 선배 동료 모두 겸손하다. 아마도 백초는 애송이, 한사는 달과 벗하는 모래, 산여는 산과 같아라는 뜻이려니, 모두 자기를 낮추고 있다. 나만 법호가 빼어나고 지혜로운 산이라니 어디 가당찮기나 하냐 말이외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법호는 맘대로 고칠 수는 없겠지만 내 나름으로 한글 수산은 살리면서 그 뜻을 바꿔보기로 했다.

   첫째는, 닦을 수(修)자 수산이다. 이 修자는 너무 흔해서 뜻은 같으나 보기 흔치 않는 귀한 글자로 바꿔보았다. 또 다른, 닦을 수(脩)자의 수산이다. 이脩자를 파자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달이 들어 있고 풍류를 즐기면서 여유롭게 닦아가는 것 같아 나의 취향에 잘 맞는다.

   둘째는, 편안할 수(綏)자의 수산이다. 온당하다는 뜻의 타(妥)자를 실사변의 실로 묶어놓았으니 한평생 온당하게 처신하며 그 속에 편안히 살아간다는 뜻 아니겠나. 이제 늙어서 자족하고 편안하게 살아가야지 싶어 마음에 든다. 그러나 호에 여자가 끼여 있는 것이 좀 못마땅하다.

   셋째는 물水자 수산(水山)이다. 친구 간에 해양수산부 공직을 지냈으니 물水자 수산(水山)이구나 여긴다. 나도 고개를 끄덕인다. 대해장강(大海長江)에 떠있는 작은 산, 작은 섬이라고 해도 좋고, 물이 풍부한 산이라 해도 좋다. 외로운 작은 섬보다 물이 풍부한 산이 나으려나. 나무도 잘 자라고 새도 고기도 많이 깃들고….

   내 사주에 물이 없다고 한다. 물이 없으면 돈이 궁하다는데 호에라도 물을 넣어 부른다면 그 좋지 아니한가. 노리에 돈이라도 좀 붙어서 새해 손자들에게 세뱃돈이라도 좀 넉넉히 줄 수 있으면 좋겠다.




 

  • 秀산 님이시니 참 좋습니다
     빼어나려면
    겸손해야하고
    부드러워야하고
    편안해야 합니다.
    그러니 수산님은
    秀수산의 자격을 가지신 분 입니다.
    자못 머리首자 수산이었다면
    대통령이 되셨을 지도 모르지만

    먼날을 생각해보면 빼어나다는 뜻은
    빛이나 눈부시게 아름다운 부처의 경지를 이름 한다봅니다.

    충분히 수산님 이시니
    부처님의 빼어나신 경지를 이루소서!
    이선조 | 13-10-19 19:57 | 댓글달기
  • 감사합니다.
    친구간에 秀山이라니 외람됩니다.
    脩산 綏산 하다 보면 자연히 그렇게 되면 모르지만,
    그래서 친들에게 어느 것이 좋으냐 의견을 묻고 있습니다. 인터넷 설문 형태로 수필을 띄웠습니다.
    수산 | 13-10-19 21:05 | 댓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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