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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하는 나무

김성규 | 2013-11-06 07:57:15

조회수 : 1,998

오늘 아침, 산책길에 동네 어귀의 초등학교 앞을 지나올 때였습니다.
길가 담장 바위 틈에 버려진 하얀 종이 조각과 빨간 초코파이 포장지가 눈에 띄였습니다. 
무심코 동네 학교에 다니는 조무래기들이 버려두고 간 것이겠거니 하며 얼른 그것들을 주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언뜻 그 하얀 종이위에 곱게 쓰인 글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누가 썼는 지는 모르지만 너무나 예쁜 글이었습니다. 나는 그자리에서 그 글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아마도 누군가가 자기 말고도 또 다른 사람들이 이 글을 더 많이 읽어주기를 바라며 일부러 그 자리에 그 글종이를 두고 갔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되자 잠시라도 그 주인공의 예쁜 뜻을 오해한 것이 여간 미안하지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심코 쓰레기인 줄 알고 집어 든 종이조각에서 뜻하지 않게도 보석같은 글을 읽게 해준 어린(?) 이웃의 따뜻한 <마음>이 얼나마 갸륵하고 고맙던지요. 

여기, 잠시 그 종이 조각 이야기를 옮겨봅니다.


< 슬퍼하는 나무 >

새 한마리가 나무에 둥지를 틀고 고운 알들을 소복하게 낳아놓았습니다.
아이  :  이 알을 모두 꺼내 가야지!
  새   :  지금은 안 됩니다. 착한 도련님, 며칠만 지나면 까 놓을테니 그때          
           와서 새끼 새들을 가져가십시오.
아이  :  그럼 그러지.

며칠이 자나 새알은 모두 새끼 새가 되었습니다.
아이  :  하나, 둘, 셋, 넷, 다섯 마리로구나. 허리 춤에 넣어갈까, 둥지째 떼  
            어  갈까?
  새   :   지금은 안 됩니다. 착한 도련님. 며칠만 더 있으면 고운 털이 날테니
            그 때 와서 가져가십시오.
아이  :  그럼 그러지.

며칠이 지나서 와 보니, 새들은 한 마리도 없고 둥지만 달린 나무가 바람에 울고 있었습니다.
아이  :  내가 가져갈 새끼 새들이 모두 어디갔니?
나무  :  누가 아니?  나는 너 때문에 좋은 친구들을 모두 잃어버렸어.
            너 때문에!


   참 예쁜 글이지요?   (*)
  • 네 , 예쁘네요.
    글도 예쁘지만 글을 전하는 마음이 더 예쁘네요.
    임성명 | 13-11-07 12:24 | 댓글달기
  • 감사합니다. 곱게 읽어 주셔서 ..... 
    요즘 가을 산 단풍들이 너무 아름답지요?
    맑고 깨끗한 가을 하늘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김성규 | 13-11-07 23:59 | 댓글달기
  • 새미원 온실에서
     슬퍼하는소나무를 본일이있습니다.
    줄줄슬픈 사람들을대신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수고로운 사람들을대신해서 온몸에 땀을 흘리고 있다는생각을했습니다.
    슬픈나무는 부모님 둥지를 떠나 재갈길로 바삐 떠나고
    떠날준비를 하고계시는
    늙어가는 인생을 대신해서
    여러가지의미를 담아
    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선조 | 13-11-08 11:27 | 댓글달기
  • 동화같군요. 예쁜 동화.
    근데 그 종이를 집어든 것은 휴지를 버리기위해서 일텐데
    그걸 읽어보는 순산님의 마음보가 참 자연같아요.그 마음 그 동화같이 아름다워요.
    수산 | 13-11-08 18:40 | 댓글달기
  • 수산님, 과찬이시지요.
    수산님 계신 곳 주위도 단풍이 아름답지요?
    돌아보면 자연만큼 늘 너그럽고 포근하고 정겨운 이웃도 없지요.
    하지만 이 예쁜 이 글조각을 전해준 어린 이웃의 마음도 참 예쁠것 같지요?
    저 높고 푸른 가을하늘처럼 눈이 맑고 깊고 순진하고  .....
    김성규 | 13-11-10 09:42 | 댓글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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