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인 2008-07-21 14:29:49
조회수 : 2,559
오늘 아침은 보통 때와 다른 시간대에 지하철을 이용하였다. 익숙하지 않은 시간대라 지하철을 3대나 보내고 겨우 자리를 잡아 앉을 수 있었다. 학교까지는 꼬박 한 시간을 지하철을 타야 하는데 오리역에서 선릉역까지는 40분이 넘게 걸려서 40분동안 서서 가기가 쉽지가 않다. 또 아침부터 기운을 다 쓰면 학교에 가서 너무 힘들어서 자리에 앉아서 가곤 한다.
내가 겨우 자리를 잡아 앉은 후에 다음 역에서 언뜻 보기에 다운증후군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아가씨가 지하철을 탔다. 묘하게도 내 앞으로 오더니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는다. 여기서부터 법과 마가 싸우기 시작한다. 벌떡 일어서서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데 그러기가 쉽지가 않다. 슬쩍 쳐다보니 나를 응시하고 있다. 더 고민이다.
여느 때 같으면 교전을 꺼내들고 읽고 있어야 하는데 교전을 꺼내 들기가 창피하다. 내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따라 도서관에 반납해야 할 책이 3권이나 가방에 들어있어서 40분동안 무거운 가방을 들고 서있기가 싫어서 더더욱 망설여진다. 내가 지하철을 3개나 보내고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내 옆의 건장한 아저씨들도 끔쩍도 않하는데 왜 내가 일어서야 한단말인가.
여전히 일어서지도 못하고 내 할일도 못하고 마음이 괴롭다. 갑자기 그 아가씨가 혼자말처럼 ‘왜 자리를 안 비켜줘’ 하면서 벌떡 일어선다. 그러면서 나를 노려보는 것 같다. 더 가시방석이다. 아이참 지금 일어서서 자리를 양보할 수도 없고 그대로 앉아있기도 그렇고 너무 불편하다. 그러던차에 아가씨를 슬쩍 쳐다보니까 나와 눈이 마주치고 아가씨가 큰소리로 ‘나와’ 한다. 나는 얼떨결에 벌떡 일어서서 자리를 양보했다. 아가씨는 바로 자리를 양보하지 않은 내가 미운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날 쳐다본다. 아침부터 이게 왠일이란 말인가?
법과 마의 싸움에서 마가 승리한 탓에 아침부터 댓가를 제대로 치루었다.
가까운 거리(10-20분 소요)에는 망설임 없이 자리를 양보할 수 있는데 먼 거리라는 생각이들면 분별력이 생겨서 일어서기가 쉽지 않다. 공부길이 아직도 멀었나 보다.
마음이 엄청 괴로우셨겠어요.
이해가 돼요
저도 그런적 많거든요
힘들게 얻은자리지만 미련없이 자리 비켜주면 다리는 좀 아프더라도 마음은 편했을텐데 그렇게 하기가 참 쉽지 않죠
그래도 요란해지는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공부 잘 하셨네요~~~ 양효선 | 08-07-21 15:56 | 댓글달기
몸이 편하자니 ,마음이 힘들지요
출퇴근을 지하철로 하다보면 자리에 앉아 염불을 하면서,염주를 돌리는데
꼭 앞에와서 돈 달라고 손을 네미는데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1000원짜리 있으면 주게 되는데 없을땐 난감합니다. 유신화 | 08-07-21 18:14 | 댓글달기
교전을 읽고 있을때 교전위로 종이 한장이 올려질때..
어렵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적혀있는 그 종이를 외면하며 계속 교전을 읽을때면
스스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표정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의식되면서, 교감님께서 말씀하신 천원의 망설임을 떠올리면서..
공부 기회로 삼고 계속 연마 하겠습니다. 김서은 | 08-07-22 18:19 | 댓글달기
덕인님의 공부법 너무 솔직하고 멋있습니다.
좋은글 마음에 새겨 저도 잘해보렵니다. 오환칠 | 08-07-22 18:22 | 댓글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