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선천(先天) 후천(後天)이란 후천 개벽 사상에서만 거론되는 독특한 개념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선(先)·후천(後天)은 인생이나 자연의 절기 변화에서 이전(以前), 이후(以後)등 시간적 구분을 의미합니다. 선·후천의 표현은 주역에서 발견되지만 겨우 건괘 문언전에서 나타나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역의 모든 괘(卦)는 선천과 후천의 구조로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근대에 이르러 선·후천 교역의 의미가 역사적 대변동이 일어나 구천지가 종말을 고하고 신천지가 열린다는 역동적 의미로 쓰여진 것은 수운의 운도론(運道論)에서 비롯됩니다.
수운(水雲)이후 선후천 교역의 인식은 신종교에 상당히 보편화 되었지만 증산에 이르러서 더욱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증산은 말대(末代)의 천지를 뜯어 고쳐 새 세상을 연다고 했는데, 이것은 선천의 종말과 후천의 개벽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종사님께서는 대각 후 처음 세상을 관찰하시고 "천지는 개벽기(開闢期)가 도래(到來)하였다."고 하셨습니다.
천지개벽이란 하늘과 땅이 열린다는 것이니, 하늘이 열린다는 것은 정신개벽을 이름이며, 땅이 열린다는 것은 물질(物質)의 개벽을 말하는 것입니다. 서양(西洋)에서는 땅이 먼저 열려서 물질문명(物質文明) 과학문명(科學文明)이 발달되고 의식주가 한없이 편리하게 되었고, 동양에서는 하늘이 먼저 열려서 정신문명, 도덕문명이 발달되고 모든 사람이 일원의 깃발 아래 안으로는 삼학팔조를 수행하고 밖으로는 사은사요를 실행하고, 정신개벽으로 정신의 자주력을 갖추어 이상 세계로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그럼 어느 때부터 후천시대일까요?
대종사께서는 선후천(先後天)의 측량 기점을 지난 갑자년(甲子年, 1924) 정월 초일일(正月初一日)에 두셨고, 또 수운 선생께서도 갑자년으로 잡으셨으니, 이때가 천지개벽의 비롯이며 갑자 이전은 선천(先天)이요 음시대(陰時代)며, 갑자이후는 후천이요 양시대라 할 것입니다.
주역에서는 오만년(五萬年)만에 선후천이 바뀐다 하였고, 수운 선생은 일천사백사십만년만에 돌아온다 하였으며, 대종사님께서는 고경을 인거하여 말씀하시기를 세계가 한번 바뀌고 제도수에 돌아오려면 일대겁이 지나야 하는데, 이 일대겁 중에는 성주괴공(成住壞空)이 완전히 한 번 순환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여기에 말한 겁(刧)이란 얼마만큼의 시간일까요?
겁이란 백 년 만에 한 살씩 더해서 팔만사천세까지 올라갔다가 거기에서 다시 백 년 만에 한 살씩 감(減)해 십세에 이르는 수가 일소겁(一小刧)이니, 이 일소겁의 이십배가 일중겁(一中劫)이며, 일중겁의 네 배가 일대겁(一大刧)입니다. 즉, 팝십소겁이 지나야 비로소 새로운 세계가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후천개벽의 첫 머리에 우리가 있다는 것이 그 얼마나 희귀한 기회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