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법당에 가보면 커다란 동그라미가 불단 중앙에 모셔져 있을 뿐 불상이 없습니다. 대종사님께서는 조선불교혁신론에서 이렇게 말씀하셧습니다.
"농부가 한 해 농사를 지어 놓고 가을이 되면 참새들을 못 오게 하려고 허수아비를 만들어 논밭에다 세워 놓습니다. 새들이 처음에는 허수아비를 보고 사람인 줄 알고 피해 가나, 조금 지나면 저희대로 시험을 해보든지 아니면 무슨 깨침을 얻었든지 마침내는 달려들어 마음놓고 곡식을 까먹다가 허수아비 위에 올라 앉아서 쉬기도 하며 놀이터 같이 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찮은 날짐승도 허수아비를 아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저 꼼짝하지 못하는 허수아비 같은 불상을 거의 2천년이나 모시고도 어찌 깨달음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서가모니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 그 제자들은 부처님을 그리워하며 부처님을 조각하여 모시게 되었습니다.
절에 모신 불상은 이러한 유래로 시작되어 점차 그 자체가 종교적 신앙의 대상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사람들은 불상이 죄를 주고 복을 준다고 믿어 불상 앞에 가서 음식과 돈을 바치고 복을 빌며 재앙이 소멸되기를 기도했습니다.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은 모르고 불상이 죄와 복을 주는 것으로 착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 우주와 인생에는 근본 되는 원리가 있어서 질서를 유지하고 조화롭게 합니다. 대종사님께서는 이 원리를 일원상 진리라고 하셨습니다.
일원상 진리 즉, 법신불은 그리스도교의 하나님, 불교의 청정법신불, 선가의 도라는 말과 같은 말입니다.
대종사님께서는 어느 곳 하나 모나지 않은 참 진리의 모습을 동그라미로 상징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고 생각하셨습니다.
"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이로다. 이 가운데 생멸없는 도와 인과보응되는 이치가 서로 바탕하여 한 두렷한 기틀을 지었도다." 하신 말씀을 따라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일원상을 불단 중앙에 모신 것입니다.
원불교에서는 일원상을 법신불 사은, 법신불 일원상 또는 법신불이라 부릅니다.
일원상 진리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살려주는 은혜와 위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진리를 깨달으신 분이 바로 부처님과 성인들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원상의 진리를 믿고 마음공부를 하여 한량없는 은혜 속에 극락 생활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