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가슴 아픈 일이 있었거나 안타까운 일이 있었나 보군요.
우리 사회에 신뢰가 무너져 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슬프고 걱정되는 일입니다. 어떻게 해야 서로 믿는 사회가 될 수 있을까요?
생각나는 이야기가 하나 있군요.
일제시대에 우리나라 한 학생이 동경에서 유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유학생이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하며 집주인에게 배낭 하나를 빌렸습니다. 그 학생이 고향에 도착해보니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나셨고, 태평양전쟁은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다시 일본으로 가려 했으나 잦은 폭격으로 연락선을 타지 못하여 배낭 또한 돌려주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유학생은 우연히 동경으로 건너가는 한 학생을 만나게 되어 사정 이야기를 하고 집주인에게 배낭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하였습니다. 그 이후에 동경으로 간 학생은 그 유학생의 졸업장과 한 통의 편지를 가져왔습니다. 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쓰여져 있었습니다.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초면의 사람을 믿고 배낭을 부친 그대나 전란 중에 가지고 온 사람이나 모두 나를 감탄하게 하였습니다. 신의(信義)있는 조선 사람들에게 왜 우리는 ‘조센징’이라고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군요. 아마도 이것은 우리 일본이 섬사람이 되어 마음이 좁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이와 같이 한 사람의 작은 신의가 민족의 명예로 이어지고 국민성으로 존경을 받게 되는 훌륭한 일이 되기도 합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는 “세상에 마음 놓고 믿을 동지가 있는 것처럼 행복이 또 어디 있으리요.”라고 하셨습니다. 도산 선생께서는 “동지를 믿고 속아라.”하셨고. 선인들은 “붕우유신(朋友有信)”을 우애의 근본으로 가르치셨습니다.
원불교 교전을 보면 계문에 “신용을 잃지 말라.”, 최초법어에는 “지도인으로서 지도 받는 사람에게 신용을 잃지 말 것이요.”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종사님께서는 “서로 가까운 두 사이부터 신용을 잃지 말 것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믿음(信)은 생명처럼 소중한 것입니다. 법신불 사은에 대한 믿음, 스승에 대한 믿음, 동지에 대한 믿음은 우리 삶의 기본이요, 구원의 등불입니다. 대종사님께서는 “믿음은 법을 담는 그릇이 되고, 의두를 해결하는 원동력이 되며, 모든 계율을 지키는 근본이 된다.”<대종경 신성품 7>고 하셨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어둡고 요란하다고 하지만 믿음을 가지고 조금만 더 너그럽고 여유있는 마음으로 온유하게 살다보면 낙원세상이 될 것입니다.
법신불 사은님께 귀의하여 서로 믿고 믿어주는 마음으로, 은혜와 감사의 마음이 가득한 세상을 가꾸어 가시길 바랍니다.